‘진황도’라는 지명을 들었을 때 “거기가 어디지?”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중국 어디쯤에 위치하는지 조차 머릿속에 없는 곳이었다.
진황도는 진시황제, 만리장성 동쪽 끝 시작점, 해변 휴양지, 회원제 골프장 이런 키워드로만 확인이 되고 정확한 자료 또한 온라인상에 존재하지 않은 미지의 곳. 하지만 여행플래너들에겐 더없이 반갑고 또 어떤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과 접할 수 있을까 하는 두근거림과 긴장감마저 들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작고 낡은 시골 공항이 주는 진황도의 주변 풍경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영화에서나 본 듯한 옛 중국으로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에피소드. 입국 시 중국 세관원들이 골프백을 보고 서로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나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잠시 반출을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순간 난감했지만 이러한 해프닝은 현지 스텝의 도움으로 아무 일 없는 듯 바로 정리되었다. 버스 안에서 현지 스텝의 말이 재미있었다. 진황도 세관원들이 아직 골프는 일부 부자들만 가능한 것이고 골프채는 당연히 사치의 상징이라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세관원 중 몇 명은 골프채, 골프백을 처음 본 직원들도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한국인들의 많은 방문을 위해 공항 측과는 이미 합의가 된 내용인데도 일부 세관원들에게는 정확하게 사실 내용이 전달이 안 되었다며 앞으로는 문제없을 거라는 얘기였다. 얘기를 들으며 웃음도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아직은 때 묻지 않은 곳이구나 생각이 들며 잠깐의 해프닝으로 진황도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늘어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도대체 이곳은 중국의 다른 곳과 무엇이 다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진황도 지역은 아직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도시이다. 그동안 나조차도 중국 사람들에 대한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진황도에서 그런 편견을 한 번에 날려 보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곳 사람들은 정말로 순수했다. 물건을 사기 위해 작은 동네 슈퍼를 가도 외국인이라고 쩔쩔매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먼저 가격을 흥정해 준다며 땀을 흘려가며 손짓 발짓을 해주던 주인의 모습에 편견을 가지고 있던 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또한 상해, 북경 등 대도시에서 느껴 보지 못한 편안함을 이곳 진황도에서는 너무나 많이 느껴 보았다.
진황도는 중국의 수도 북경을 기준으로 차량으로 약 3시간 30분 정도 거리의 중국 발해만 쪽 휴양 도시이자 별장 도시이다. 특히나 ‘진황도’ 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진시황제가 늙어 죽지 않는 불로장생 약을 얻기 위해 서복(徐福)에게 명하여 500명의 동남동녀를 파견했던 항구도시이다. 또한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축구 예선전을 진행했던 도시이다.
작은 어촌이었던 이곳은 오래전부터 북경 지역 사람들의 여름 휴가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1년에 7~8월에만 수백만 명이 찾는 곳이다. 특히, 해수욕장이나 골프장으로도 매우 유명한 곳이다. 한국과 비교를 한다면 강릉이나 속초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더욱이 이곳은 해수욕장 이외에 몇몇 중국 내에서 매우 유명한 관광지를 가지고 있다.
경치가 매우 아름다워 리틀 태산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조산’과 만리장성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부를 수 있고 만리장성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만리장성을 용에 비유하여 만리장성의 머리(시작)라는 명칭의 ’노룡도 만리장성’과 더불어 명나라 홍무 10년(1381년)에 세워진 만리장성의 동쪽 기점으로 동북지방의 관문 역할을 하였으며 산해 관성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600여 년의 역사가 담긴 ’천하제일관’이 유명하게 알려진 관광지이다.
이외에 동북아 최대의 야생동물원인 ’진황도 야생동물원’과 중국 4대 전설 중 하나인 맹강녀 정녀 사전설의 실재 주인공인 ’맹강녀 묘’가 있으며 ’비취도’라 하여 창여현 여행국과 자연보호구 관리처가 생태환경 보호를 하고 있는 바닷가 대사막 풍경 지역으로 해변 옆에 거대한 모래산 지형으로 모래썰매 등 야외활동이 가능하여 최근 젊은 중국인들에게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진황도는 북경의 별장 도시라는 별명과 일맥상통하게 중국에서도 알아주는 회원제 최고급 골프장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현재 국제경기 기준에 맞는 골프장이 송석골프클럽, 아나야골프클럽, 삼림국제클럽, 황금해안해빈골프클럽 등 4곳이 있으며 아직까지는 회원제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한국인들의 방문이 어려웠는데 현재 2곳의 골프장에서 한국인들의 라운딩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중에 황금해안해빈골프클럽은 매우 뛰어난 해안코스와 삼림코스로 36홀을 각기 다른 색다른 느낌에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었다.
바다와 바로 연결되어 있는 해안코스는 그 절경에 라운딩 진행 내내 사진기 셔터를 눌리기 바쁘게 하는 아름다운 전경을 가지고 있었고, 만만치 않은 코스 레이아웃과 잘 정리된 페어웨이와 그린 상태를 자랑하는 삼림코스 또한 해안코스와는 확연히 차별화된 라운딩의 즐거움을 줄 수 있었다. 그리고 삼림국제골프클럽의 경우 연습그린과 천연잔디로 구성된 연습장, 한국 티칭프로까지 있어 가벼운 레슨까지도 가능한, 지금까지 중국에 많은 한국 골퍼들이 방문하여 어수선해진 골프장과 비교하자면 여기는 앞뒤팀의 여유와 화려한 풍경에 내 주변 누군가에게 한 번쯤 추천할 만한 좋은 컨디션의 골프장들이었다.
현재 진항도는 티웨이 전세기를 운영 중이며 매주 수요일 출발 기준으로 진행 중이다. 또한 북경과 연계된 관광 상품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어 진항도, 북경을 동시에 저렴한 가격에 여행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