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F칼럼] ‘나만 새는 게 아니었어!’ 요실금, 외면말고 치료해야

필자가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환자들이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을 때, 줄넘기할 때 소변이 찔끔 샌다고 호소하면서 온다. 대부분 출산을 두 번 이상 한 중년 여성들이며, 요실금으로 인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삶의 질이 낮아지고 심한 경우에는 대인 기피나 우울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여성들의 특징은 부끄럽다는 이유로 꽤 오랫동안 치료받지 않고 병을 참아온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이 안타까워서 요실금이라는 질환에 대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

금년에 우리 비뇨기과 학회가 여덟 번째 골드 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요실금, 야간뇨, 과민성 방광 등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데 반해서 치료율이 낮은 배뇨 장애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치료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방광 질환의 특성상 나타나기 쉬운 부끄러움, 수치심 등의 심리적인 요인과 인식 부족으로 인해 치료 장벽이 높은 여성들이 주된 대상이다. 특히 눈에 띄는 캐치 프레이즈는 ‘참으면 참을수록 건강이 멀어진다’는 슬로건이다. 비뇨기과 질환의 특성상, 참으면 질환이 악화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부끄럽다는 이유로 치료를 늦게 받으려는 경향이 있어 안타까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요실금이란 무엇인가? 배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 즉 웃거나 크게 기침하는 상황에서 자기 의지와 상관 없이 새는 경우는 복압성 요실금, 방광의 과도한 수축으로 인해서 소변이 갑자기 마려우면서 참지 못하고 새는 절박성 요실금, 그리고 위의 두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복합성 요실금이 있다. 신경 손상 등의 이유로 소변이 넘쳐 흘러 발생하는 일루성 요실금 (overflow incontinence)도 있으나 이는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

복압성 요실금은 출산과 관련이 있으며, 비만 등으로 인해 골반 근육이 약해지면 악화될 수 있으며, 중년 여성에서의 빈도가 40%에 이를 정도로 흔하다. 실제로 학부모 회의 등에서 누군가가 소변이 새서 불편하다고 하면 자기도 그렇다면서 놀라고 맞장구 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환자들이 흔히 얘기하는 일화이다. 복압성 요실금만 있을 경우에는 항문 조이기 운동으로 잘 알려진 케겔 운동을 우선 권유하게 된다. 인터넷에서 쉽게 동영상을 통해서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으나, 일반인들이 골반저근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과거에는 개복 혹은 복강경으로 시행해야 하는 큰 수술이었으나, 최근에는 간단한 테이프를 삽입함으로써 약해진 요도 부위를 지지하는 중부 요도 슬링이라는 수술로 많이 호전된다. 척추 마취 혹은 국소 마취로 진행하게 되고, 수술 시간이 길지 않으면서 회복도 빨라 대부분 권유하게 되는 치료법이다.

절박성 요실금의 경우는 소변이 급하고 자주 보고 야간에다가도 자다가 깨서 소변을 보는 증상이 동반된 경우를 뜻한다. 원인으로는 카페인의 과도한 섭취를 비롯한 생활 습관 및 신경 조절 저하, 즉 다른 질환으로 인해 2차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절박성 요실금은 복압성 요실금과는 달리 수술적 치료보다는 약물 치료와 전기 자극 치료나 골반 근육 재활 운동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 치료의 경우, 항콜린제라고 하여 방광의 과민한 정도를 억제하는 약을 복용할 수 있으나, 이의 부작용으로는 오히려 소변 배출이 잘 되지 않아 잔뇨가 남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치료 중 비뇨기과 전문의의 지도에 따라야 한다. 특히 복용 중 입이 마르거나, 변비가 동반되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복용 전 비뇨기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가 있어야 하며, 수분 섭취 교육 및 생활 습관 교정 등의 본인 노력이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된다.

이 두 가지가 함께 발현되는 복합성 요실금의 경우에는 대부분 복압성 요실금에 대해서 수술적 치료를 한 뒤에 절박성 요실금에 대해서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일부 환자들은 수술적 교정으로 절박성 요실금이 함께 호전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치료 과정은 비뇨기과 의사와 함께 이루어져야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가 제공될 수 있다.

과거에는 몸이 아파서만 병원을 갔다면, 현재는 불편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 자존감 하락, 생산성 저하 등의 사회적 손실이 유발될 수 있고, 무엇보다도 개개인의 행복 정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본인의 질환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며, 지식을 쌓음으로써 본인에게 가장 효과적이며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비뇨기과 의사들이 수시로 최선의 치료법을 모색하고 노력하고 있음을 알았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요실금은 부끄러운 질병이 아니라 치료 받음으로써 본인의 생활의 질이 좋아지고, 더 나아가서는 가족과 국가에 대한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는 질환이므로, 적극적으로 치료 받기를 권유한다.

<글 = 가천대학교길병원 비뇨기과 이한이 교수 (비뇨기과 전문의)>


# 본 칼럼은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소속 yuf(young urologist forum) 연재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