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붉게 익어가는 하루

논배미에 벼가 벌써 피고 있다. 논두렁에서 풀을 베는 농부의 손길도 풍요로워 보인다. 집 주변의 모습이다.

도심에서 시골로 이사를 했다. 행정 구역으로는 고양시지만 논밭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이사한 집은 서남향의 집이다. 저녁 무렵이면 한여름이어서 북쪽으로 옮겨간 석양이 종일 달군 하루를 식힌다. 벌겋다. 대장간의 달구어진 쇳덩어리가 물속에 담기는 모습이다. 쇳물이 튈듯하다. 마당의 서편 자락에 심은 배롱나무가 노을에 실루엣으로 보인다. 환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