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극장에 1400만이 몰아쳤나이다

'명량'이 역대 최고 흥행 영화에 올랐다. 16일 누적 관객 1398만8495명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2009년)가 가진 역대 최다 관객 기록(1362만4328명)을 깼다. 개봉 18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이날까지 누적 매출은 1097억원.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1000억 매출을 달성했다. 17일 오전에는 1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 흥행 속도… 중장년의 힘

'명량'의 흥행 속도는 역대 최고 흥행 영화 1, 2위에 각각 올랐던 '아바타'와 '괴물'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명량이 역대 흥행 영화 1위에 오른 개봉 18일 차에 아바타는 663만명을, 괴물은 774만명을 동원했다. 관객 1300만 명을 넘는 데 걸린 시간은 '명량'이 17일, '아바타'가 74일이다.

'명량'의 흥행을 이끌어간 것은 시작부터 4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종전에는 20~30대 관객이 흥행을 주도했고, 영화의 흥행세가 고조됐을 때 중장년층이 참여하는 식이었다. '명량'은 개봉 때부터 40대 이상의 예매율이 20~30대를 앞질렀다.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예매자 중 40대 비율이 34.5％로 가장 높았다. 특히 40대 남성 비율이 18.2％로, 20대 남성 비율(9.8％)의 두 배에 달한다.

◇'에듀테인먼트' 가능성을 제시

조선일보와 맥스무비 영화연구소가 '명량' 예매 관객 31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12~13일)를 한 결과, '명량'을 관람한 이유로 '이순신이 주인공이란 점'이 제일 많이(30.9％) 꼽혔다. 연령별로 보자면 10~30대는 '최민식, 류승룡 등 출연 배우에 대한 신뢰'를, 40대 이상은 '이순신이 주인공이란 점'을 관람 이유 1순위로 꼽았다. 40대 이상 중년 관객은 TV 사극 드라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데다 극중 이순신의 나이대가 중장년이라는 점도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주요한 지점이다.

'명량'이 기록적 흥행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데는 가족 관객의 힘도 컸다. '맥스무비'의 박혜은 편집장은 "관객의 남녀 성비가 고르다는 점, 40대 관객의 예매 점유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전형적 가족 관객의 양상을 보여준다"고 했다. 표를 2장 이상 예매한 관객 중 4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48％)에 가깝다. 설문 응답자 중에서도 배우자, 자녀, 부모 즉 가족 구성원과 함께 관람했다는 응답자를 모두 합하면 56.2％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어선다.

특히 40대 이상 부모 관객에게는 이 영화가 '에듀테인먼트'(교육+오락의 합성어로 교육 효과를 가진 오락물)의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누구와 함께 영화를 봤습니까'라는 설문에서 '자녀'(미성년 포함)가 25.9％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