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본 사람들 평가가 아파트 분양 성패 갈라"

"주택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입지만 좋으면 무조건 팔렸는데 이제는 외관뿐 아니라 내부 자재로 얼마나 좋은 것을 쓰는지도 중요해졌어요."

아파트 브랜드 '코아루'로 잘 알려진 한국토지신탁 김용기〈사진〉 사장은 지난 18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택 분양 사업의 성공 요인으로 품질(品質)을 꼽았다. 그는 "주택 시장의 주 소비층이 실수요자로 옮아가면서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의 성패가 입주민들의 평가에서 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경쟁력과 다양한 상품 개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전국 50여개 현장에서 여러 건설사와 함께 일하다 보니 공사비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최근 소비자들이 원하는 1인 가구용 초소형 주택 개발도 서둘러야 합니다."

부동산신탁업계 선두 업체인 한국토지신탁은 1996년 공기업으로 출발했다가 2009년 민영화됐다. 지난해 아파트와 오피스텔 9326가구를 분양하면서 본격적으로 주택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2010년 당시 분양물량(2972가구)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 최근엔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업무용 빌딩·호텔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부동산신탁회사는 땅 주인이나 건설사 등이 맡긴 부동산을 개발하고 관리하면서 이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부동산 개발업체(시행사)와 비슷하다. 그러나 사업의 안전성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 건설사는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렵지만 부동산신탁회사는 자체 자금도 있고 신용도가 높아 사업 자금 확보가 용이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신뢰를 얻는 비결입니다."

그가 바라보는 향후 투자 유망 상품은 뭘까. 김 사장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레저 수요가 늘고 있지만 관련 인프라는 크게 부족하다"면서 "강원도 속초나 양양 등지에 관광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종합부동산금융회사를 꿈꾼다.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를 개발한 모리(Mori)가 모델이다. 그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개발 사업을 추진하려면 시행, 시공은 물론 금융과 설계, 사업 관리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은 단순히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그치지 않고 도로나 교량 같은 사회간접자본과 발전설비까지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