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서 293억 날린 기업가… 大法 "한 푼도 돌려줄 필요 없어"

3년 동안 333회나 강원랜드 카지노를 드나들며 300억원 가까운 재산을 탕진한 60대 중견기업 대표가 "카지노 측이 한도 초과 베팅을 묵인한 위법을 저질렀으니 잃은 돈을 돌려달라"고 강원랜드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정모(67)씨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3년 만에 293억원을 날린 곳은 강원랜드 'V-VIP룸'이었다. 베팅 한도가 10만~30만원 정도인 일반 영업장과 달리 회원 고객 중에서도 이른바 'V-VIP회원'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예약을 통해 6명만 들어가는 이곳에서는 한 번에 1000만원까지 베팅이 가능하다. 별도 공간에 게임 테이블 1대가 설치되어 있고 딜러 4명, '플로어 퍼슨'이라 불리는 테이블 관리요원 1명, 게임장 관리를 총괄하는 '핏보스' 1명이 배치되어 있다. V-VIP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판돈'이 2억원 이상 있어야 한다. 정씨는 이곳에서 하루에 수십억원을 따기도 하고, 수십억원을 잃기도 하면서 결국은 293억원을 날렸다.

정씨에게는 베팅 한도 1000만원도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 돈으로 베팅만 대신해주는 '병정' 5명을 고용해 한 번에 6000만원씩 걸고 '바카라' 게임을 했다. 소송을 제기한 정씨는 1심과 2심에서는 한도 초과 베팅으로 잃은 돈 일부(21억원)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이 달랐다. 대법관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21일 "카지노 측이 게임 이용자가 재산을 잃는 것까지 보호할 의무까지는 없다"고 판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