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마을 물에 잠겼던 釜山 기장, 흙·쓰레기와 전쟁

26일 부산 기장군에 시민·주민·공무원·군·경찰 등 1500여명과 굴착기·덤프트럭·살수차 등 50여대의 장비가 동원돼 쌓인 흙더미와 쓰레기 등을 치우고 물에 젖은 가재도구를 말리는 등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본 부산 지역의 복구 작업이 본격화됐다. 이날 사실상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110여명의 이재민을 낸 기장군 장안읍 좌천시장엔 500여명과 트럭·소방차 등 20여대의 장비가 투입돼 하루 종일 물에 잠긴 집과 도로 등의 청소를 도왔다.

부산시는 이번 폭우로 920채의 집과 235㏊의 농경지가 침수된 것을 비롯, 이재민 64가구에 191명, 도로·교량 유실 및 파손 66건, 석축 등 붕괴 30건, 산사태 등 71건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져 있다가 침수된 자동차도 모두 1500여대로 확인됐다. 울산에선 울주군 서생면 주택 99가구가 침수돼 약 27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교량과 도로 6곳이 유실되거나 훼손됐다. 또 서생면 180㏊, 온양읍 30㏊ 등 모두 210㏊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폭우로 인한 부산의 인명 피해는 1명 더 늘어 5명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 오후 부산 동래구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 건물 관리자 조모(40)씨가 전기 차단을 위해 폭우로 물에 잠긴 건물 지하로 내려간 뒤 실종됐다가 26일 오후 6시 50분쯤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덕곡천에서 급류에 휩쓸린 시내버스 사고와 관련, 26일 오후 6시 30분쯤 사고 지점에서 3.9㎞가량 떨어진 바다에서 김모(20·대학 1학년)양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날 발견된 김양과 사고 당일 숨진 채 발견된 안모(19·대학 1년)양을 제외한 버스 운전기사 정모(52)씨 등 5명은 실종 상태다.

대책반은 이날 오전 6시부터 300여명의 인원과 20여척의 선박 등을 동원해 사고 현장인 덕곡천을 비롯해 진동항과 광암항 일대 해안가와 바다를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더 찾지 못했다. 대책반은 사고 버스를 인양해 내부를 수색했으나 실종자를 더 발견하지 못했고 휴대전화와 선글라스, 남성용 단화, 안경 렌즈 6개, 우산 3개를 수거했다. 버스를 인양하기 전 물속에서 건진 블랙박스는 내부 회로가 손상돼 충북 청주의 블랙박스 복구 전문회사에 의뢰해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버스가 집중호우로 정상 노선 교통이 통제되자 우회해 운행하려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고 버스의 위성위치시스템(GPS) 기록이 끊어진 이후의 동선을 마을 주민과 버스 회사, 사고 이전에 내린 승객 등을 대상으로 조사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