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펀드, 팔까요 말까요

수익이 날 때까지 8년을 기다렸다. 베트남 펀드 얘기다.

올 들어 베트남 증시가 20% 이상 오르면서 펀드 수익률도 좋아지자 2006~2007년 설정된 펀드에 가입했던 사람들이 환매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 주가지수인 VN지수는 올해 24.8% 상승했다. 최근 유럽의 경제 회복 속도는 더딘 반면 중국 경기는 개선될 조짐이 보이면서 대다수 신흥국의 주식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됐지만, 베트남 증시의 상승 속도는 그중에서도 가파른 편이다.

베트남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 2012년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은행권 부실 채권을 매입하는 등 적극 나서왔는데 최근 부동산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18개의 평균 수익률은 23.1%로 집계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인 3.7%를 크게 웃돈다. 비슷한 수익을 낸 펀드는 인도(25.7%) 펀드 정도다.

올해 베트남 펀드에서는 400억원 넘게 돈이 빠졌다. 이 펀드들은 지난 2006~2007년 설정됐는데 당시 중국 펀드와 함께 인기 상품이었던 베트남 펀드에 가입했다가 크게 손실을 보고 아직도 까먹은 원금을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뒤늦게 환매에 나서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베트남 경제가 살아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미 주가지수가 많이 올라 추가 상승을 확신하기는 어렵고, 증시 시가총액이 520억달러(약 52조7000억원) 수준이어서 대외 악재로 인해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