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모은 돈입니다, 이웃 돕는데 써주세요"

기록적인 폭우 때문에 수해를 입은 부산 지역 이재민을 도와 달라며 한 부산시민이 30년 동안 모은 돈을 익명으로 두 차례에 걸쳐 내놓았다.

31일 부산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29일 오전 부산 기장소방서에 발신인 이름이 '이시민'이라 적힌 등기우편이 한 통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10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와 함께 "소방서 소장님(서장님), 얼마 안데는(안되는) 금액이지만 필요한 곳에 사용해 주십시오. 부산시민 한 사람으로서 30년간 모은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고 싶지 않은 독지가가 '이시민'이라는 가명으로 성금을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시민'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독지가는 앞서 지난 28일에도 손으로 직접 쓴 편지와 함께 1000만원짜리 수표를 금정소방서에 보냈다. 금정소방서는 등기소를 방문해 등기 발송자를 찾으려 했지만 기부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금정소방서와 기장소방서에 잇따라 기부해준 시민께 정말로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며 "기부자의 뜻에 따라 꼭 필요한 곳에 잘 쓰겠다"고 말했다. 기장군과 금정구 등 부산 6개 구에서는 지난 25일 기록적 폭우로 발생한 수해 때문에 6일째 소방, 군부대, 경찰,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수천명이 복구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부산소방안전본부는 기장, 동래, 금정 등 33곳의 수해 현장에 300여명의 소방력을 투입해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