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탄 브라질 증시… 펀드 수익률 연초 후 16%

올해 브라질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모두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브라질의 실물 경제지표는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지만, 10월 대선을 앞둔 브라질로 세계 투자 자금이 몰리며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가 19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브라질 경제의 큰 축이 되는 원자재 산업 수출 전망도 좋아지고 있다.

◇브라질 펀드, 연초 후 16% 수익률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브라질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가 평균 15.6%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가 연초 후 3.5%가량의 수익을 낸 것에 비해서는 눈에 띄는 성과이고, 같은 기간 29%의 수익을 낸 인도 펀드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개별 펀드별로는 KB자산운용의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연초 후 21% 넘는 수익을 냈고, 신한BNPP자산운용의 신한BNPP더드림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KDB자산운용의 산은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도 18~19% 수익률을 기록했다. JP모간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자 1(주식)도 11~13% 수익을 냈다.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 증시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들도 선전하고 있다. 남미 신흥국 주식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고 있는 블랙록중남미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A)가 올 들어 20% 수익을 낸 것에 이어, 브라질·멕시코·칠레·콜롬비아 등에 두루 투자하는 슈로더라틴아메리카증권자투자신탁A(주식)도 13%가량 수익을 냈다.

◇대내외 여건이 끌어올린 브라질 증시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는 3월 초까지 소폭 하락하다 이때를 기점으로 6개월 만에 37%가량 급등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브라질 증시가 올 들어 상승한 데에는 대내외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우선, 미국을 제외한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해 시중에 자금을 푸는 것)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나온 세계 투자 자금이 조금이라도 수익이 높은 위험 자산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KB자산운용의 강성호 해외운용본부 부장은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신흥국 중에는 그나마 브라질이 매력적인 편이다"라며 "약 3년 동안 부진했던 브라질 기업의 실적도 최근 들어 금융·에너지 업종을 중심으로 서서히 개선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3.2로, 신흥국 중 최근 증시가 급등한 인도(19)보다는 싸고,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7)에 비해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브라질의 주요 수출 상대국인 중국이 최근 재정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옮기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브라질은 원자재 수출 기업이 많은데, 주요 소비국인 중국의 실물경제가 반등하며 브라질 원자재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는 나오고 있다. 현재 브라질은 고금리(11%)가 이어지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데, 정부는 내수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약 20조원의 은행 지급준비금을 푸는 등 대출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불확실한 대선·실물 경제지표는 변수

브라질 증시가 상승한 것은 무엇보다 10월 대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현재까지 브라질 정권은 빈부 격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앞으로 들어설 정권은 중산층 중심의 교육과 보건 인프라 개선 및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브라질 대선 결과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여전히 부진한 브라질의 경제지표도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는다. 브라질은 지난 2010년 경제성장률이 7.5%를 기록했으나 작년에 2% 중반대로 주저앉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