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형 연금저축펀드, 비과세 혜택에 인기

연금저축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해외형 연금저축펀드에 많은 자금이 들어오는데, 해외 펀드는 세금 혜택이 사라진 반면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해외 펀드에 가입하면 가입 기간 동안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강점이 되고 있다. 해외 펀드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는 투자자들은 발 빠르게 연금저축펀드로 갈아타고 있다.

◇연금저축펀드 6000억원 몰려

올 들어 공모펀드에서 5조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지만 연금저축펀드에는 6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연금저축펀드에는 5911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한 공모펀드로부터는 5조1561억원이 빠져나갔다.

연금저축펀드에 들어온 자금 중 44%가 해외 펀드로 들어온 돈이었다. 연금저축펀드에서 해외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22%, 작년 16%에서 올해 크게 늘었다.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해외 펀드에 들어온 돈은 2012년 1581억원, 작년 1315억원에서 올해에는 8월까지 263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해외형 연금저축펀드의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최근 1년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차이나업종대표연금전환자 1(주식)'이 17.3%를 기록하고 있고,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연금전환자 1(주식)종류C'(15.7%), '한국투자골드플랜차이나연금전환자 1(주식)(C)'(13.7%), 'AB글로벌고수익(채권-재간접)종류형C-P'(12.2%) 등은 10%가 넘는 수익을 거두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4%다.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연금전환자 1(주식)종류C'에는 올 들어 1290억원이 들어와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전환 1(주식) C'(1834억원)에 이어 연금저축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해외형 연금저축펀드 세금 혜택

해외형 연금저축펀드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세금 혜택의 영향이 크다. 일반 해외 펀드의 경우 지난 2009년 비과세 혜택이 종료됐다. 최근 세법개정안에 따라 해외 펀드 손실 상계 조항이 올해 말로 종료되는 것도 일반 해외 펀드에는 악재다. 해외 펀드 손실 상계란 2007년 6월부터 2009년 말까지 해외 펀드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10년부터 발생한 이익과 상계 처리해 순수익이 났을 때만 15.4%의 소득세를 무는 제도다. 하지만 이 혜택이 올해 말로 종료되면서 해외 펀드에 투자해 총 수익률이 마이너스라 하더라도 내년부터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연금저축계좌에 포함된 해외 펀드에 가입하면 가입 기간 동안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일반 해외 펀드는 발생한 수익의 15.4~41.8%를 금융소득세로 내야 하지만 연금저축계좌로 해외 펀드에 투자하면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연금소득세 3.3~5.5%만 내면 된다.

작년 4월 도입된 신연금저축계좌는 해외형 연금저축펀드에 날개를 달아줬다. 제도 개편 이전에는 투자자들이 단일 상품에만 투자하고 하나의 운용사가 내놓은 상품 내에서만 펀드를 갈아탈 수 있었지만 신연금저축계좌 도입으로 여러 운용사 상품을 제한 없이 갈아탈 수 있게 됐다. 연간 납입 한도도 12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높아졌으며, 납입 기간은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다.

박상준 미래에셋증권 연금자산추진부장은 "연금저축계좌는 한 번에 3~4개 펀드 상품에 투자하면서 수익률이 안 좋은 펀드는 수수료 없이 언제든지 갈아타거나 해지할 수 있다"며 "연금저축계좌로 해외 펀드에 투자할 때 금융소득세 없이 연금소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에 절세 효과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금저축계좌는 연금저축보험 등 다른 은퇴 준비용 금융투자 상품과 달리 원금 보장이 안 되는 만큼 투자자가 기대하는 수익률과 안정성 등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