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펀드도 '직구(온라인으로 직접 구매)'가 싸다… 1억이면 年100만원 이익

"10년이면 1100만원이나 차이 난다고?"

남들처럼 안 입고 안 먹고 안 써서 어렵게 종잣돈 1억원을 모은 회사원 정모(45)씨. 자금을 안정적으로 굴린다는 추천을 받고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에 돈을 넣으려다가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똑같은 펀드매니저가 운용하고 있고 심지어 펀드명도 같은데, 금융회사 창구에서 가입하는 'C클래스'와 펀드슈퍼마켓 전용인 'S클래스'의 비용 차이가 10년이면 최대 1100만원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결국 은행 대신 펀드슈퍼마켓에서 펀드에 가입했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명 '직구(직접구매) 재테크'가 뜨고 있다. 단 0.1%포인트 금리도 아쉬운 시기에 수수료를 한 푼이라도 아껴서 최종 수익을 높여보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재테크 직구족(族)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서 실속있는 금융 상품을 쇼핑하게 되는데, 소비자가 스스로 전문가 도움 없이 상품 선택에서부터 가입까지 모두 처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알뜰 재테크 직구족에게 인기 있는 4가지 상품군과 인기 비결을 머니섹션 M플러스가 꼼꼼히 살펴봤다.


◇비용 최고 3분의 1로 낮추는 펀슈 재테크

요즘 30~40대 펀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일명 '펀슈 재테크'가 유행이다. 펀슈는 지난 4월에 출범한 온라인 펀드 쇼핑몰인 '펀드슈퍼마켓'의 약자인데, 다른 곳에서 가입할 때보다 수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최종 투자 성과가 높아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곳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S클래스' 펀드의 판매 보수는 0.35%로, 일반 오프라인 펀드의 판매보수(평균 약 0.9%)의 절반이 채 안 된다. 펀드 가입 기간 중 내야 하는 총보수율이 낮기 때문에 투자자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정씨가 가입하려던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의 경우, 금융회사 창구에서 가입할 수 있는 'C클래스'는 총보수가 연 1.804%이지만, 'S클래스'로 가입하면 총보수가 연 1.154%로 내려간다. 이런 장점 덕분에 펀드슈퍼마켓을 통한 펀드투자금액(누적기준)은 올 4월 말 20억원에서 8월 말 1243억원으로 61배 늘었다. 펀드슈퍼마켓은 1000여개 펀드를 판매하고 있어 여느 금융회사 창구 못잖게 상품 구색도 갖추고 있다. 다만 펀드슈퍼마켓 계좌를 만들려면 우리은행이나 우체국에 방문해야 하고 홈페이지에서 가입 절차를 마쳐야 하는 등 다소 절차는 번거로울 수 있다.


◇자동차 보험료, 남들보다 10만원 싸게

보험 상품 중에서는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전화나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다이렉트 보험이 인기다. 설계사 수수료, 점포 운영비를 줄인 만큼 소비자는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2001년부터 국내에 등장한 자동차 다이렉트 보험의 경우, 오프라인 보험보다 보험료가 15% 정도 저렴해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온라인 점유율이 36%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료는 손해보험협회(www.knia.or.kr)의 '자동차보험공시' 메뉴를 활용하면 비교하기 편리하다. 기존 가입자는 만기 30일 전부터 '자동차보험료 비교조회'를 통해, 신규 가입자는 '자동차보험료' 조회를 통해 대략적인 보험료를 가늠해볼 수 있다. 1600cc 차량을 가진 만 26세 여성이 최초 가입하는 경우로 최저가를 비교해보니 오프라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최저 보험료가 81만7330원(현대해상)이었지만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최저 보험료는 72만2720원(메리츠다이렉트)으로 1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1년 만에 깨도 원금 93% 돌려받는 보험

올해는 온라인 변액보험, 온라인 연금보험이 새로 등장해 보험 직구 재테크의 원년(元年)이 열리고 있다. 온라인 변액보험이 오프라인 상품보다 좋은 점은 일찍 해지해도 원금을 대부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일부 오프라인 변액보험의 경우 가입 후 1년 뒤 해지 시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원금의 57%에 불과하다. 오프라인 변액보험은 가입 초기에 사업비 명목으로 납입한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떼어내는 선취형 구조이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온라인 변액보험은 적립식 펀드처럼 사업비를 조금씩 오래 떼는 구조다. 사업비를 초기에 한꺼번에 떼지 않기 때문에 가입 1년 만에 조기 해지하더라도 원금의 93% 정도는 돌려받을 수 있다.

온라인 연금보험은 신한생명, KDB생명 등이 최근 선보였는데, 설계사 수수료와 점포 운영비 등을 줄여 기존 연금보다 최대 5% 연금수령액을 더 준다.


◇더블이자 챙기는 보너스 상품 기회도

저금리 기조로 연 1%대 상품이 속출하는 시중은행에서도 온라인·스마트폰 전용 상품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후한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신한은행의 스마트폰 전용 '북21지식적금'은 우대금리(최대 0.4%포인트)를 포함하면 최고 연 2.9%(1년 기준)의 금리를, 우리은행의 '우리스마트폰적금'은 우대금리(최대 2.0%포인트)를 합치면 최고 연 2.9%(1년 기준)의 금리를 적용한다. 국민은행의 '스마트폰예·적금'은 우대금리(최대 0.3%포인트)를 포함하면 예금은 연 2.6%(1년 기준), 적금은 연 3.1%(3년 기준)까지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의 온라인 전용 '매일 클릭적금'은 우대금리(최대 0.2%포인트)를 추가해 최고 연 3.0%(3년 기준)의 금리를 지급한다. 삼성증권에선 온라인으로 주가연계증권(ELS)에 처음 가입하면 6개월 만기에 연 4%를 주는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