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은 탐험가… 나도 내가 뭘 발견할지 모르죠
입력 : 2014.09.18 01:12
[다음 달 5일 내한 공연하는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 인터뷰]
즉흥연주보다 악보연주 늘릴 것… 완전히 다른 음악 위해 새 멤버 영입
한국, 깊은 음악문화 가진 것 같다
"뮤지션이 된다는 것은 창조적으로 살겠다는 것입니다(The main reason to be a musician is to be creative). 항상 탐구해야 하고 모험해야 하죠. 우리는 지난 50년간 '붐―칙, 붐―칙' 해야만 음악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나는 그걸 이해할 수 없어요. 내가 뭘 하게 될지 모르는 게 훨씬 더 재미있기도 하고요."
세계 최고의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60)는 "여기서 찔끔, 저기서 찔끔 가져다가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럴 거면 왜 음악을 하는가"라고 말했다. 10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서는 그는 크리스 포터(색소폰), 안토니오 산체스(드럼), 벤 윌리엄스(베이스), 줄리오 카르마시(키보드)로 구성된 '팻 메시니 유니티 그룹'과 함께 온다. 그래미상을 20번이나 받은 이 불세출의 연주자와 지난 3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미국 뉴욕 맨해튼 집에서 전화를 받았다.
세계 최고의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60)는 "여기서 찔끔, 저기서 찔끔 가져다가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럴 거면 왜 음악을 하는가"라고 말했다. 10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서는 그는 크리스 포터(색소폰), 안토니오 산체스(드럼), 벤 윌리엄스(베이스), 줄리오 카르마시(키보드)로 구성된 '팻 메시니 유니티 그룹'과 함께 온다. 그래미상을 20번이나 받은 이 불세출의 연주자와 지난 3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미국 뉴욕 맨해튼 집에서 전화를 받았다.
―당신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재즈 뮤지션이다.
"매우 기쁘지만, 솔직히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공연 시작한 지 20년쯤 됐나? 내가 40년 넘게 공연을 하고 있으니 한국은 비교적 새로운 나라다. 관객들도 젊은 편이고. 분명한 건 한국인들이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음악을 잘 알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미국인의 1% 정도가 쇼스타코비치를 알 것이다. 한국은 그 비율이 3~4%는 되는 것 같다. 한국 문화 어딘가에 음악이 깊이 뿌리내린 것 같다."
―'유니티 밴드'가 줄리오 카르마시를 영입한 뒤에 '유니티 그룹'으로 바뀌었다.
"줄리오와는 큰 상관 없다. 유니티 밴드와는 완전히 다른 음악을 하려고 이름을 바꿨다. 이제 즉흥 연주보다 악보 연주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고, 그 부분을 줄리오가 맡을 것이다. 우리 음악이 좀 지루해져서 '다른 것 뭘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줄리오를 데려왔다. 줄리오는 정규 멤버라기보다 빈 곳을 채워주는 멤버, 비틀스의 빌리 프레스턴(키보드 세션 주자) 같은 사람이다."
―크리스 포터를 영입한 게 특이한데, 관악기 주자와 협연한 적이 거의 없지 않나.
"그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는 항상 '그동안 크리스 포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답한다. 그의 연주는 엄청나다. 뭐라고 묘사할 방법이 없다. 그의 인생에서 몇 년을 나와 함께 보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안토니오 산체스는 한국 팬도 많다.
"안토니오 같은 드러머는 그간 한 번도 태어난 적이 없다. 연주의 수준과 기술, 그 깊이는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최고에서 한 단계 더 높다. 사실 드럼은 모든 밴드에서 가장 중요한 악기다. 드럼이 뛰어나면 음악이 뛰어나고, 드럼이 별로이면 할 수 있는 음악이 별로 없다. 안토니오와 18년쯤 연주했는데, 단 한 번도 박자를 놓친 적이 없다. 게다가 그는 인간적으로도 훌륭하다. 우리는 (투어 다니느라) 버스에서 함께 살기 때문에 인간성도 중요하다."
―1년에 200회쯤 공연한다고 들었다.
"200일 정도는 길 위에 있고 그중 160일 정도 공연한다. 내겐 먹여 살려야 할 아이 세 명이 있고(웃음), 무엇보다 공연하는 걸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밤이 마지막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연주한다. 누가 연주해 달라고 부탁할 때 '노'라고 대답하기가 너무 어렵다."
―녹음할 때는 매일 같은 음식만 배달시킨다는 소문이 있던데.
"'스피킹 오브 나우' 앨범 때인 것 같은데, 매일 저녁 같은 채식 레스토랑에서 같은 메뉴를 시켜 먹었다. 녹음 스튜디오에서 몇 주간 치즈버거를 먹으면 살이 5㎏쯤 찐다. 그래서 그런 실험을 해봤다. 살도 안 찌고 좋았는데, 아마 다른 스태프가 불평하면서 소문이 난 모양이다. 가능하면 채소를 많이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한국 갈 때는 예외다. 한국 바비큐를 너무 좋아하니까."
―뉴욕 양키즈의 굉장한 팬이라더라.
"그래서 올해 너무 괴롭다. 양키즈가 너무 못해서. 당신과 통화하기 전 모처럼 레드삭스를 3대 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오늘은 이겼으면 좋겠다."(이날 양키즈는 6대 1로 이겼다)
―여전히 같은 헤어스타일과 셔츠, 운동화로 무대에 서나.
"할 수만 있다면 나는 무대에서 투명 인간이 되고 싶다. 내 음악은 음악이지 내가 아니다. 내가 앨범 커버에 내 사진을 한 번도 쓰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위대한 음악가들이 대개 그렇듯, 메시니 역시 오로지 음악밖에 모르는 것 같았다. 그의 라이브를 보고 나면 눈과 귀가 밝아지고 세계가 확장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궁금증이 조금 풀리는 듯했다. 공연 문의 1544-1555
"매우 기쁘지만, 솔직히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공연 시작한 지 20년쯤 됐나? 내가 40년 넘게 공연을 하고 있으니 한국은 비교적 새로운 나라다. 관객들도 젊은 편이고. 분명한 건 한국인들이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음악을 잘 알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미국인의 1% 정도가 쇼스타코비치를 알 것이다. 한국은 그 비율이 3~4%는 되는 것 같다. 한국 문화 어딘가에 음악이 깊이 뿌리내린 것 같다."
―'유니티 밴드'가 줄리오 카르마시를 영입한 뒤에 '유니티 그룹'으로 바뀌었다.
"줄리오와는 큰 상관 없다. 유니티 밴드와는 완전히 다른 음악을 하려고 이름을 바꿨다. 이제 즉흥 연주보다 악보 연주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고, 그 부분을 줄리오가 맡을 것이다. 우리 음악이 좀 지루해져서 '다른 것 뭘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줄리오를 데려왔다. 줄리오는 정규 멤버라기보다 빈 곳을 채워주는 멤버, 비틀스의 빌리 프레스턴(키보드 세션 주자) 같은 사람이다."
―크리스 포터를 영입한 게 특이한데, 관악기 주자와 협연한 적이 거의 없지 않나.
"그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는 항상 '그동안 크리스 포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답한다. 그의 연주는 엄청나다. 뭐라고 묘사할 방법이 없다. 그의 인생에서 몇 년을 나와 함께 보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안토니오 산체스는 한국 팬도 많다.
"안토니오 같은 드러머는 그간 한 번도 태어난 적이 없다. 연주의 수준과 기술, 그 깊이는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최고에서 한 단계 더 높다. 사실 드럼은 모든 밴드에서 가장 중요한 악기다. 드럼이 뛰어나면 음악이 뛰어나고, 드럼이 별로이면 할 수 있는 음악이 별로 없다. 안토니오와 18년쯤 연주했는데, 단 한 번도 박자를 놓친 적이 없다. 게다가 그는 인간적으로도 훌륭하다. 우리는 (투어 다니느라) 버스에서 함께 살기 때문에 인간성도 중요하다."
―1년에 200회쯤 공연한다고 들었다.
"200일 정도는 길 위에 있고 그중 160일 정도 공연한다. 내겐 먹여 살려야 할 아이 세 명이 있고(웃음), 무엇보다 공연하는 걸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밤이 마지막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연주한다. 누가 연주해 달라고 부탁할 때 '노'라고 대답하기가 너무 어렵다."
―녹음할 때는 매일 같은 음식만 배달시킨다는 소문이 있던데.
"'스피킹 오브 나우' 앨범 때인 것 같은데, 매일 저녁 같은 채식 레스토랑에서 같은 메뉴를 시켜 먹었다. 녹음 스튜디오에서 몇 주간 치즈버거를 먹으면 살이 5㎏쯤 찐다. 그래서 그런 실험을 해봤다. 살도 안 찌고 좋았는데, 아마 다른 스태프가 불평하면서 소문이 난 모양이다. 가능하면 채소를 많이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한국 갈 때는 예외다. 한국 바비큐를 너무 좋아하니까."
―뉴욕 양키즈의 굉장한 팬이라더라.
"그래서 올해 너무 괴롭다. 양키즈가 너무 못해서. 당신과 통화하기 전 모처럼 레드삭스를 3대 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오늘은 이겼으면 좋겠다."(이날 양키즈는 6대 1로 이겼다)
―여전히 같은 헤어스타일과 셔츠, 운동화로 무대에 서나.
"할 수만 있다면 나는 무대에서 투명 인간이 되고 싶다. 내 음악은 음악이지 내가 아니다. 내가 앨범 커버에 내 사진을 한 번도 쓰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위대한 음악가들이 대개 그렇듯, 메시니 역시 오로지 음악밖에 모르는 것 같았다. 그의 라이브를 보고 나면 눈과 귀가 밝아지고 세계가 확장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궁금증이 조금 풀리는 듯했다. 공연 문의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