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에야 한 효도… 여러분은 당장 시작하세요

올봄, 63세 딸이 93세 노모를 손수레에 태우고 중국 전역을 여행해 화제가 됐었다. 딸 쎼수화(謝淑華)와 어머니 쎼쉬스(謝許氏)다. 그 모녀가 한국에 왔다. 둘 다 첫 해외여행이다. 딸은 24일 서울예고에서 학생들에게 '효 실천'을 주제로 강연도 했다.

'감은호(感恩號·은혜에 감사하는 수레)'라고 이름 붙인 손수레를 끌고 예순 넘은 딸이 입장하자 학생 수십 명이 일어서서 박수를 쳤다. 모녀가 중국에서 여행한 거리는 10개월간 2만4000km. 지구 반 바퀴가 넘는 거리다. 감은호 안에서 먹고 자며 19개 성(省)과 3개 시(市)를 여행했다. 손수레를 끈 딸이 13kg이나 빠지는 사이 바싹 야위었던 어머니는 10kg이 불었다. 모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중국 시민들이 뒤에서 손수레를 밀어주기도 했다.

딸은 "어릴 때 너무 가난해서 버스 탈 돈도 없어 어머니가 6년간 왕복 2시간 거리인 학교까지 매일 데려다 주셨다"며 "어머니 덕에 마을에서 '1호 대학생'이 됐고 교사의 꿈도 이뤘다"고 했다. 이어 "나도 어머니의 꿈을 이뤄 드리기 위해 여행했다. 하루 40km를 걸으면 다리가 부어올랐지만 환하게 웃는 어머니를 보면 힘이 났다"고 했다. 어머니는 "딸이 힘들어하길래 '이제 그만 돌아가자'고 수없이 얘기했지만 듣지 않았다"며 "한국에 온다니 설레어 잠을 못 잤는데 우리 딸이 학생들 귀감이 된다니 뿌듯하다"고 했다.

학생들은 강연에 대한 답으로 공연을 했다. 이선우(2학년)양이 '어머니의 마음'을 독창했고, 한국무용과 학생 17명이 장구춤을 선보였다. 학생들은 감은호를 함께 끌며 모녀를 학교 밖까지 배웅했다. 김윤전(2학년)양은 "강연 내용 중 '나는 육십이 넘어 효도를 시작해서 너무 늦었다. 여러분은 당장 부모님 손을 잡고 은혜에 보답하길 바란다'는 부탁이 특히 와 닿았다"고 했다.

모녀의 이번 방한은 선플운동본부(이사장 민병철)의 초청과 서울예술학원 이사장인 이대봉 참빛그룹 회장의 후원으로 성사됐다. 이대봉 회장은 "서울예고 학생들이 '효'를 주제로 착한 글을 올리고 댓글도 달기로 했다"며 "인터넷을 통한 효 실천 운동"이라고 말했다. 민병철 이사장은 "내년에는 중국 인민일보의 인민망과 공동으로 '효자효녀 선발대회'도 열기로 했다"며 "두 나라 네티즌이 적극 참여해 '효 문화'가 세계로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녀는 26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경복궁과 남산 서울타워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