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가 만난 고수] 큰손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 붐… "인수합병 대박 기대, 청산해도 이자 수익"
입력 : 2014.09.25 16:56
['스팩 연금술사' KB투자증권 최성용 상무]
M&A 대상 기업 보고 계속 갈지 결정을… 우량기업 잘 고르면 주가 2~3배까지 올라
3년 안에 M&A 성공 못해 청산해도, 원금에 2.5% 안팎 이자 얹어 돌려받아
최근 스팩 시장 과열… 추격 매수 자제를
M&A 후 주가 빠져 반토막 난 경우도
스팩은 공모에 참여해 취득하는 게 최선… 공모가 대비 10~20% 넘지 않게 사야
최근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안투자 상품으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키워드〉'이 급부상하고 있다. 큰손들끼리 뭉쳐서 사모 펀드를 만들고 경쟁적으로 스팩 물량을 끌어모은다는 것이다. 스팩은 도대체 어떤 상품이기에 큰손들이 주목하는 걸까.
머니섹션 M플러스는 증권업계에서 '스팩 연금술사'로 불리는 KB투자증권의 최성용 상무에게 스팩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1988년부터 증권업계에 몸담은 최 상무는 기업공개(IPO) 분야에서만 한우물을 파왔다. KB투자증권은 스팩 1호와 2호 등 총 2개 스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최근엔 증권업계 최초로 4호 스팩 상장 절차도 추진하고 있다. 3호 스팩은 지난 22~23일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았는데 총 7900억원의 자금이 몰려 9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스팩에 대해 쉽게 설명해달라.
"스팩은 비상장 우량 기업을 합병·인수(M&A)하는 목적으로 설립되는 일종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증권사는 스팩을 만든 다음, 일반인 대상으로 공모를 받아 자금을 마련한다. 삼성전자·현대차와 똑같이 주식시장에는 '○○스팩'이란 이름으로 상장된다. 이후 스팩은 비상장 기업을 발굴해 M&A를 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작업은 3년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3년 안에 M&A를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스팩이 3년 안에 M&A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상장폐지되면서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상장폐지라고 하면 스팩 공모에 참여했던 투자자는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증권사는 스팩 공모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연 2.5% 안팎 금리로 예치하는데, 만약 스팩이 M&A에 실패해 청산하면 증권사는 원금(공모가)에 2.5% 안팎 이자까지 얹어서 투자자에게 돌려주게 돼 있다. 즉 투자자 입장에선 스팩이 M&A에 실패해도 원금은 손해보지 않고 오히려 이자까지 챙길 수 있는 투자처인 셈이다."
―하지만 스팩의 최종 목표는 M&A인데.
"스팩이 최종적으로 M&A에 성공하면 공모가 대비 2~3배씩 급등하면서 대박을 터뜨린다. 말 그대로 로또 스팩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M&A까지 했는데 성장성이 낮은 기업을 고른 바람에 오히려 주가가 반 토막이 난 경우도 있었다. 투자자는 적지 않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스팩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는 M&A 대상 기업이 발표되면 어떻게 하는 게 이득인지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한다. 기업 실적과 성장 가치 등을 잘 따져본 다음, M&A 이후 수익을 거둘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스팩 주식을 시장에서 매도하거나 혹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해 투자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지금까지 스팩 성과는 어땠나.
"스팩은 2010년 처음 상장됐는데 초기엔 마땅한 M&A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해 대다수 스팩이 줄줄이 청산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금융 당국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해줬고, 스팩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투자 여건이 좋아졌다. 최근 들어서는 삼성SDS나 제일모직 등 상장을 앞둔 기업 때문에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팩도 함께 주목받는 분위기다. 스팩 공모 청약을 하면 뭉칫돈이 1조원 가까이 몰려든다."
―여의도에 스팩 상장이 붐이다.
"올 들어서만 10개 넘는 스팩이 상장됐거나 혹은 상장될 예정이다. 스팩은 최근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저성장 사회로 접어들면서 상장 대상 법인이 고갈되고 있어 전통적인 방식의 기업공개(IPO)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팩은 IPO와 M&A가 결합된 비즈니스인 만큼, 성장 유망한 기업을 발굴한 다음 '결혼'까지 성사시키면 수익 측면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때문에 증권사들이 향후 앞다퉈서 스팩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9월 현재 상장된 스팩은 7개). 거래소도 기업을 단기간에 상장시킬 수 있는 스팩 설립을 장려하고 있다."
―스팩 투자 시 주의할 점은?
"스팩은 돈만 갖고 있는 페이퍼컴퍼니일 뿐이다. 상장만 시키면 M&A 기대감이 더해져서 주가가 오르곤 하는데, 남녀가 만나서 결혼하려고 하면 어려움이 있듯이, 스팩도 중간에 깨질 확률이 높다. 끝까지 가서 성공하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너무 비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최근 스팩 시장이 과열되면서 합병 대상법인이 채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주가가 과열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공모가가 2000원인데, 상장 이후 시세가 2500~2600원까지 치솟기도 한다. 이럴 때 부화뇌동해서 따라 사지 말고 기대감이 낮아져서 주가가 안정되면 진입하는 것이 좋다. 스팩 주식은 공모에 참여해서 취득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만약 경쟁이 치열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시장에서 매수한다면 가격은 공모가 대비 10~20%가 넘지 않는 수준이 적당하다."
머니섹션 M플러스는 증권업계에서 '스팩 연금술사'로 불리는 KB투자증권의 최성용 상무에게 스팩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1988년부터 증권업계에 몸담은 최 상무는 기업공개(IPO) 분야에서만 한우물을 파왔다. KB투자증권은 스팩 1호와 2호 등 총 2개 스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최근엔 증권업계 최초로 4호 스팩 상장 절차도 추진하고 있다. 3호 스팩은 지난 22~23일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았는데 총 7900억원의 자금이 몰려 9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스팩에 대해 쉽게 설명해달라.
"스팩은 비상장 우량 기업을 합병·인수(M&A)하는 목적으로 설립되는 일종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증권사는 스팩을 만든 다음, 일반인 대상으로 공모를 받아 자금을 마련한다. 삼성전자·현대차와 똑같이 주식시장에는 '○○스팩'이란 이름으로 상장된다. 이후 스팩은 비상장 기업을 발굴해 M&A를 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작업은 3년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3년 안에 M&A를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스팩이 3년 안에 M&A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상장폐지되면서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상장폐지라고 하면 스팩 공모에 참여했던 투자자는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증권사는 스팩 공모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연 2.5% 안팎 금리로 예치하는데, 만약 스팩이 M&A에 실패해 청산하면 증권사는 원금(공모가)에 2.5% 안팎 이자까지 얹어서 투자자에게 돌려주게 돼 있다. 즉 투자자 입장에선 스팩이 M&A에 실패해도 원금은 손해보지 않고 오히려 이자까지 챙길 수 있는 투자처인 셈이다."
―하지만 스팩의 최종 목표는 M&A인데.
"스팩이 최종적으로 M&A에 성공하면 공모가 대비 2~3배씩 급등하면서 대박을 터뜨린다. 말 그대로 로또 스팩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M&A까지 했는데 성장성이 낮은 기업을 고른 바람에 오히려 주가가 반 토막이 난 경우도 있었다. 투자자는 적지 않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스팩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는 M&A 대상 기업이 발표되면 어떻게 하는 게 이득인지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한다. 기업 실적과 성장 가치 등을 잘 따져본 다음, M&A 이후 수익을 거둘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스팩 주식을 시장에서 매도하거나 혹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해 투자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지금까지 스팩 성과는 어땠나.
"스팩은 2010년 처음 상장됐는데 초기엔 마땅한 M&A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해 대다수 스팩이 줄줄이 청산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금융 당국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해줬고, 스팩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투자 여건이 좋아졌다. 최근 들어서는 삼성SDS나 제일모직 등 상장을 앞둔 기업 때문에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팩도 함께 주목받는 분위기다. 스팩 공모 청약을 하면 뭉칫돈이 1조원 가까이 몰려든다."
―여의도에 스팩 상장이 붐이다.
"올 들어서만 10개 넘는 스팩이 상장됐거나 혹은 상장될 예정이다. 스팩은 최근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저성장 사회로 접어들면서 상장 대상 법인이 고갈되고 있어 전통적인 방식의 기업공개(IPO)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팩은 IPO와 M&A가 결합된 비즈니스인 만큼, 성장 유망한 기업을 발굴한 다음 '결혼'까지 성사시키면 수익 측면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때문에 증권사들이 향후 앞다퉈서 스팩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9월 현재 상장된 스팩은 7개). 거래소도 기업을 단기간에 상장시킬 수 있는 스팩 설립을 장려하고 있다."
―스팩 투자 시 주의할 점은?
"스팩은 돈만 갖고 있는 페이퍼컴퍼니일 뿐이다. 상장만 시키면 M&A 기대감이 더해져서 주가가 오르곤 하는데, 남녀가 만나서 결혼하려고 하면 어려움이 있듯이, 스팩도 중간에 깨질 확률이 높다. 끝까지 가서 성공하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너무 비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최근 스팩 시장이 과열되면서 합병 대상법인이 채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주가가 과열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공모가가 2000원인데, 상장 이후 시세가 2500~2600원까지 치솟기도 한다. 이럴 때 부화뇌동해서 따라 사지 말고 기대감이 낮아져서 주가가 안정되면 진입하는 것이 좋다. 스팩 주식은 공모에 참여해서 취득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만약 경쟁이 치열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시장에서 매수한다면 가격은 공모가 대비 10~20%가 넘지 않는 수준이 적당하다."
☞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영문 약칭. 비상장 우량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 설립된 서류상 회사이다.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에 상장한 후, 우량 기업을 3년 안에 합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영문 약칭. 비상장 우량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 설립된 서류상 회사이다.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에 상장한 후, 우량 기업을 3년 안에 합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