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5만원으로 釜山 요트 일주

높고 파란 하늘, 짙푸른 바다, 눈부신 햇살과 서늘한 바람…. 하얀 돛의 날씬한 대형 요트가 미끄러지듯 가을 바다 위를 달린다. 요트 안에선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커피·차나 와인을 즐기며 담소를 나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 광경이 부산에서 일상으로 펼쳐진다. 100인승 규모 대형 요트들의 부산 앞바다 크루즈 운항이 잇따르고, 중소형 요트들의 유람 노선 투입도 러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삼주는 지난 27일 부산 사하구 감천항에서 100인승급 요트 '마이다스 720' 진수식을 가졌다. ㈜삼주 백승용 대표는 "'마이다스 720'은 72피트(약 22m) 2층 구조의 카타마란 요트로 국내 최대"라며 "다음 달 10일부터 운항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다스 720'호는 주간(레귤러 코스)에는 광안대교~해운대 동백섬~누리마루~남구 용호동~이기대 등을 도는 코스(1시간 소요)로 3차례, 야간(선셋코스)에는 광안대교~누리마루~해운대~오륙도~이기대를 도는 1시간 20분 코스로 각각 2차례씩 운항할 예정이다.

이용 요금은 주간 5만원, 야간 9만원이다. 이 요트는 광안리해수욕장에 인접한 남구 용호동 용호만 '다이아몬드 베이'를 거점으로 운항한다. 삼주 측은 또 오는 11월과 12월 '마이다스 720'과 같은 요트를 각 1척씩 추가로 투입, 운항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들 요트는 모두 부산에서 건조된 것이 특징이다. 삼주의 계열사인 ㈜삼주에스텍이 프랑스에서 설계도를 들여와 만들었다. 삼주 백 대표는 "비록 설계도는 해외에서 들여왔지만 국내에서 자체 제작해 운항하는 요트 중 가장 크다"며 "국내 요트 제조 산업에 있어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해운대 동백섬의 '더베이 101'도 대형 카타마란 요트 '매트릭스 760'을 해외에서 도입해 선박 검사를 하고 있다. 70~100인승으로 쓰일 '매트릭스 760'은 76피트급으로 다음 달 초 운항에 투입될 계획이다. 동백섬을 거점으로 누리마루, 해운대, 광안리, 광안대교 코스로 1시간 동안 운항한다. 이용 요금은 주간 7만원, 야간 11만원이다. 단체에 배를 통째로 빌려주는 '럭셔리 코스'도 운영한다.

중소형 요트들의 부산 앞바다 크루즈 운항도 잇따르고 있다. 원조는 2012년 4월 시작한 벡스코(BEXCO·부산전시컨벤션센터)의 '요트B'. 벡스코 측은 52피트(29인승)짜리 요트를 도입해 일반 시민들에게도 확대했다. '요트B'는 수영만요트경기장을 모항으로 해 마린시티, 동백섬, 해운대, 광안대교 등을 1시간 코스로 둘러본다. 매일(월요일 제외) 오후 1시, 2시 30분, 4시, 6시 30분, 8시 30분 5차례 운항한다. 이용 요금은 1인당 6만원. 벡스코 정종훈 홍보팀장은 "올해 상반기 중 2670명이 요트B를 이용했다"며 "특히 외지의 전시·컨벤션 참석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더베이101'도 44피트짜리 '레오파드44(정원 30명, 주간 6만원, 야간 11만원)'를 1시간 코스로 운항 중이다. '더베이101' 측은 연말에는 58피트급 '레오파드55'를 들여와 추가 운항에 들어갈 계획이다. 영도구와 부산시수산업협동조합 동삼어촌계는 지난 7월 18t 규모의 요트 '사피아나호(정원 30명, 이용 요금 2만원)'를 일본서 수입해 운영하고 있다. '사피아나호'는 40여분 동안 영도구 동삼동 하리항을 출발, 태종대 등대와 신선바위·태종바위 등을 돌아보는 코스로 운항 중이다.

이 밖에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 부산수상레포츠스쿨, 삼락·화명수상레포츠타운 등도 간단한 소형 요트 세일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시 홍기호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형 요트의 크루즈 운항은 부산에 '고품격 해상관광 시대가 열렸다'는 걸 의미한다"며 "앞으로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은 이제 요트를 타고 바다 위에서 바다와 육지를 감상하고 즐기는 색다르고 잊지 못할 체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