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우리 아파트는 흡연금지구역

담배값을 현가격 대비 2천원 인상한다는 정부안이 얼마전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가 되었다. 담뱃값을 2천원 인상하면 담배 소비를 줄여야겠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래도 여전히 피우겠다는 사람도 있다.

서두에 이렇게 담배 얘길 잠시 언급한 사연은 현재 수원 지역 소매 모아파트에서 격론을 벌이고 있는 아파트내 흡연금지구역을 지정하는 문제에 대해 사견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이 아파트는 1천여 가구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이제 11월이면 입주한지 일년되는 아파트이다.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분양가가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사에 다니는 30대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갓 젖먹이 애기부터 유치부에 다니는 애들까지 주로 어린애들을 두고 있는 입주민이 많이 살았다.

아파트 입주민 홈페이지에서 흡연에 대해 많은 글들이 올라왔다. 내용인즉 아파트내에서 담배를 피우는것이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육체적,정신적으로 많은 피해를 줄수 있기에 아파트내 흡연금지구역을 지정하자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런 내용이 계기가 되어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흡연금지구역 지정에 대해 투표를 벌였다. 1안은 '아파트내 전 지역을 흡연금지구역으로 정하자', 2안은 '아파트내 일부구역만 흡연금지구역으로 정하자', 3안은 '자율적으로 흡연자들이 아파내에서 담배를 절제하자'라는 안으로 투표를 했다.

결과는 1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이 되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가 문제였다. 아파트 입주민의 과반수가 되지 않는 사람이 투표했고 그 투표자의 과반수로 1안이 채택되었지만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렵다는 아파트 입주민 대표자 협의체의 입장이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걸까? 분명히 아파트 홈페이지에서 On Line으로 투표 공지를 했고 투표를 하지 않은 입주민에 대해 투표 결과에 대해 이의를 달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물론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했을때 이 나라는 엄연히 민주주의 사회이고 개인이 충분히 담배를 피울 권리가 있고 그 권리에 대해 일부 입주민들의 투표에 의해 구속을 한다는것이 부당하다 라고 할수도 있다. 그러나 자유란 방임과는 엄연히 구별해야 한다. 내 아파트가 담배로 인해 바닥은 매일 담배꽁초로 널려 있고 또한 아래층의 흡연으로 위층에 사는 입주민이 담배연기로 인해 피해를 입고 심지어는 엘리베이트안에서까지 담배를 피우는 이러한 상황에서 마음껏 개인의 자유를 방치해 둘수 있는가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자유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의 자유가 허용되는것이다. 개인의 자유로움으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절대 간과해선 안될일이다. 담배는 얼마든지 피울수 있다. 마약도 아니고 내 돈주고 내가 피우는데 누가 무어라할 수는 없다. 엄연히 공공기관에서 만들어서 판매하는 담배는 국가에서도 공식적으로 피울수 있도록 인정한 부분이다. 대한민국 소도시의 조그마한 아파트에서 이렇게 흡연구역지정에 대해 약간의 잡음이 일어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불합리한 부분에 무조건 수긍하는 과거의 관습에서 깨어나 이제 '내 권리는 내 스스로 찾겠다'라는  바람이 서서히 불고 그러한 변화의 물결이 순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좀더 일찍 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면 세월호같은 참사나 윤일병 사건으로 젊은 사람들이 꽃다운 청춘이 사라짐을 사전에 방지할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아파트에서 다시 흡연금지 구역에 대한 투표가 조만간 입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다고 한다. 개인적인 바램은 반드시 이 아파트내 전체가 흡연금지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비록 일부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 부분은 반드시 관철이 되었으면 한다. 담배는 많은 언론에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백해무익하다고 했다. 다만 한가지 좋은점은 흡연이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 담배를 하루 한갑씩 10여년 피워본 필자의 경험상 스트레스 해소엔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개인적 생각이다. 스트레스 해소의 문제가 아니고 습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 콜라를 처음 접했을때 톡 쏘는 맛에 자꾸 마시다보니 이젠 입에 익어서 뗄수 없듯이 그리고 커피를 처음 접하면 역시 쓴맛인 느낌이 자주 접하다 보면 습관적으로 마시고 이젠 뗄수 없는 그런것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조그만한 아파트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말 1안 즉 아파트내 전체를 흡연금지구역으로 지정해서 정말 아파트 입주민에게 깨끗하고 건강한 공기를 마실수 있는 권리를 주었으면 한다. 물론 아파트내 흡연자들 입장에선 억울 할 수는 있다.그러난 아파트내에서 담배 피우지 못한다고 흡연자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크지는 않으리라 본다. 오히려 경제적인 부분과 본인의 건강에 더 도움이 되리라 본다.

이 아파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흡연금지구역 지정 운동이 확산되어 이 아파트뿐만 아니라 수원에 있는 아파트, 더 나아가 경기도에 있는 아파트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아파트가 흡연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보다 깨끗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수 있는 터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