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敵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읽지 않는 사람"

'책 읽기의 미래에 대하여(On the Future of Reading)'라니, 출판인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주제다. 세계 최대 규모 도서전인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FBF)은 8일 이런 제목을 내건 토론회로 개막한다.

위어겐 보스(Boos·53) FBF 조직위원장과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루 코엘류가 이날 토론자로 무대에 오른다.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해 어떤 이야기보따리를 준비하고 있을까.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것부터 물었다. 보스 조직위원장은 "콘텐츠를 만들어 독자에게 전달하는 방식, 저자가 독자의 관심을 끌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이야말로 미래 출판의 쟁점 중 하나"라며 "코엘류와 함께 그 방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 하필 코엘류인가?

"그는 트위터에서 950만 팔로어와 연결돼 있다.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말할 수 있는 능력과 같다. 이 이야기꾼은 디바이스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고 있다. 우리는 미래 출판의 성공 법칙에 대해서도 토론할 계획이다."

―출판도 음악과 영화 산업처럼 디지털로 가고 있나?

"부스를 차린 출판사 대부분이 전자책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출판 속도는 지역별로 다르다. 미국과 영국은 이미 시장 포화의 징후가 있는데, 전자책 매출이 전체의 25~30%를 차지한다. 독일에서 그 수치는 아직 5%가 안 되지만 전자책을 무시하는 출판인은 없다. 많은 출판사가 크로스미디어적인 실험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FBF는 전자 출판의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시도를 하나?

"2010년부터 우리는 게임·영화 산업 관계자들이 참여해 출판인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협업이 이뤄진다. 출판에도 새로운 세대가 부상하고 있다. 그들은 독특한 경력을 쌓고 완전히 다른 배경에서 출판으로 온 사람이다."

―아시아 시장은 어떤가.

"중국 출판은 과학·기술·의료·학술 분야에서 성장세가 뚜렷하다. 중국은 빠르게 국제화되고 있다. 밖으로 진출하려는 정책도 중국 콘텐츠의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 출판은 모바일 콘텐츠와 앱, 교육 콘텐츠에 강하다. 다른 나라들엔 흥미로운 영역이라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이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 팝·영화·게임의 인기는 출판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

"책과 영화, 웹사이트는 콘텐츠를 담는 큰 그릇이다. 한국은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공급하는 멋진 브랜드가 되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책과 창의적인 콘텐츠를 알리는 데 도움을 줬다. 젊은 소비자는 미디어 차이를 구분하지 않는다. 다양한 채널을 이용해 이야기 세계로 단숨에 뛰어든다."

―스마트폰은 독서의 적인가?

"그렇지 않다. 출판인에게 가장 큰 도전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다. 올해는 삼성이 처음으로 혁신 파트너로 참여한다.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할 최신형 모바일 기기를 선보인다. FBF는 종이책과 전자책 양쪽으로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도 부스를 차린다."

―출판사를 거치지 않는 자가출판(self-publishing)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도서전이 끝나면 뭘 하고 싶나?

"스토리텔링 트렌드를 확인할 최적의 도구다. 올해 도서전의 초점 중 하나다. 폐막하면 집에서 잔디부터 깎겠다."

올해 FBF에는 102개국 7000여 출판사가 참여한다. 주빈국은 핀란드.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일반 독자에게 책을 판매한다. 작년에는 27만5300명이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