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만 8조원 팔린 ELS… 證市 급락에 경고음
입력 : 2014.10.12 22:53
증시 안정적일땐 수익률 양호… 저금리 속 시중자금 빨아들여 48조원으로 주식 펀드에 육박
주가가 일정 범위 넘어서면 원금 손실 입는 상품 많아
초저금리 시대에 정기예금 금리의 2~3배 수익을 내건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이 갈 곳 없는 시중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ELS 발행액(판매액)이 20조1542억원으로, 직전 2분기보다 50% 가까이 폭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에만 해도 매달 2조~3조원어치가 팔렸는데, 지난달엔 8조3000억원어치가 팔려나갈 정도로 불이 붙었다. 펀드에서는 투자금이 계속 빠지고, ELS에만 돈이 몰리다 보니 ELS 시장 규모(48조5000억원)가 국내 주식형 펀드(공모·51조원)를 곧 추월할 기세다.
ELS는 특정 종목이나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의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금융상품이다〈키워드 참조〉. 기초자산 가격이 통상 3년 내 40~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6~7%가량의 수익률을 약속하는 상품이 많다. 가입 후 6개월 안에 가격이 10% 이상 떨어지지만 않으면 바로 약속한 수익을 주는 '조기 상환형' 상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진 덕분에 약속한 수익을 손쉽게 거둔 투자자들이 속출했고, 이들이 상품 만기 후 다시 ELS에 돈을 집어넣는 연쇄 투자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ELS는 특정 종목이나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의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금융상품이다〈키워드 참조〉. 기초자산 가격이 통상 3년 내 40~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6~7%가량의 수익률을 약속하는 상품이 많다. 가입 후 6개월 안에 가격이 10% 이상 떨어지지만 않으면 바로 약속한 수익을 주는 '조기 상환형' 상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진 덕분에 약속한 수익을 손쉽게 거둔 투자자들이 속출했고, 이들이 상품 만기 후 다시 ELS에 돈을 집어넣는 연쇄 투자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미국 양적 완화 종료 시기가 임박하고, 최근 유럽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얘기가 달라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ELS 중 대부분인 97%가 한국·미국·유럽·홍콩의 대표 주가지수(코스피200·S&P500·스톡스50·항셍기업지수) 두세 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ELS'일 정도로 쏠려 있는데, 이 주가지수가 한 달 새 10% 가까이 하락할 정도로 출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LS 상품 특성상, 하나의 주가지수가 기준치 이상으로 폭락하면 원금을 잃을 수도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꿈틀거리는 변동성, 커지는 근심
올 3분기 판매된 20조원어치의 ELS 중 투자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원금 비(非)보장형 상품은 80%(16조원)에 달한다. 2분기보다 53% 늘었다. 원금 비보장형이 보장형 상품보다 수익률이 더 높다. 워낙 돈 불릴 데가 없는데 금리는 갈수록 떨어지다 보니,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목마른 투자자가 많아진 것이다. 최근 6개월에서 1년 새 지수형 ELS에 투자한 사람들은 운 좋게 배짱이 통한 경우다. 3분기에 상환된 ELS 중 2년 또는 3년의 약정 기간보다 빨리 원금과 이자를 상환받은 '조기상환' 비율이 83%나 됐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최근 한 달 새 잠에서 깨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사이 8월 독일 산업 생산이 4% 급감했고, 유럽의 대표 주가지수인 스톡스50 지수는 지난달 19일에서 이달 10일 사이 8.6% 하락했다. 홍콩 항셍기업지수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0일 사이 9.7%, 코스피200 지수는 지난 7월 30일부터 이달 10일 사이 9.6% 하락했다. 이 정도면 조기 상환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이제까지 지수형 ELS가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을 넘어간 적은 거의 없었다. 주요 국가의 주가지수가 3년 내 40~50%씩 빠지는 일은 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내에 지수형 ELS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게 비교적 최근인 금융 위기 이후여서 그럴 뿐, 금융 위기 때 홍콩 항셍기업지수는 최대 53.6%, 스톡스50 지수도 같은 기간 최대 53.9%까지 빠진 적이 있었다.
유안타증권 이중호 연구위원은 "대세 재테크 상품으로 자리 잡은 ELS가 일부 해외지수에 집중돼 극심한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만에 하나, 유럽 또는 홍콩 지수가 폭락하면 상당수 국내 투자자가 한꺼번에 손실을 보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LS(주가연계증권·Equity Linked Security)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금융상품.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일정 범위(통상 가입 시점 대비 -40~-60%) 내에서만 움직이면 약 6~7%의 이자를 지급하지만, 주가가 범위를 벗어나 폭락하면 최악의 경우 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만기는 3년짜리 상품이 많고, 가입 후 3~6개월마다 지수 또는 주가가 한계선 이상 안 떨어지면 조기에 정해진 수익률을 지급받고 해지할 수 있는 상품이 대세다.
◇꿈틀거리는 변동성, 커지는 근심
올 3분기 판매된 20조원어치의 ELS 중 투자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원금 비(非)보장형 상품은 80%(16조원)에 달한다. 2분기보다 53% 늘었다. 원금 비보장형이 보장형 상품보다 수익률이 더 높다. 워낙 돈 불릴 데가 없는데 금리는 갈수록 떨어지다 보니,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목마른 투자자가 많아진 것이다. 최근 6개월에서 1년 새 지수형 ELS에 투자한 사람들은 운 좋게 배짱이 통한 경우다. 3분기에 상환된 ELS 중 2년 또는 3년의 약정 기간보다 빨리 원금과 이자를 상환받은 '조기상환' 비율이 83%나 됐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최근 한 달 새 잠에서 깨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사이 8월 독일 산업 생산이 4% 급감했고, 유럽의 대표 주가지수인 스톡스50 지수는 지난달 19일에서 이달 10일 사이 8.6% 하락했다. 홍콩 항셍기업지수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0일 사이 9.7%, 코스피200 지수는 지난 7월 30일부터 이달 10일 사이 9.6% 하락했다. 이 정도면 조기 상환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이제까지 지수형 ELS가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을 넘어간 적은 거의 없었다. 주요 국가의 주가지수가 3년 내 40~50%씩 빠지는 일은 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내에 지수형 ELS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게 비교적 최근인 금융 위기 이후여서 그럴 뿐, 금융 위기 때 홍콩 항셍기업지수는 최대 53.6%, 스톡스50 지수도 같은 기간 최대 53.9%까지 빠진 적이 있었다.
유안타증권 이중호 연구위원은 "대세 재테크 상품으로 자리 잡은 ELS가 일부 해외지수에 집중돼 극심한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만에 하나, 유럽 또는 홍콩 지수가 폭락하면 상당수 국내 투자자가 한꺼번에 손실을 보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LS(주가연계증권·Equity Linked Security)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금융상품.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일정 범위(통상 가입 시점 대비 -40~-60%) 내에서만 움직이면 약 6~7%의 이자를 지급하지만, 주가가 범위를 벗어나 폭락하면 최악의 경우 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만기는 3년짜리 상품이 많고, 가입 후 3~6개월마다 지수 또는 주가가 한계선 이상 안 떨어지면 조기에 정해진 수익률을 지급받고 해지할 수 있는 상품이 대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