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기록을 남기는 일은 즐겁다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의 문명은 발달을 거듭해 왔다. 그 중요한 시기마다 변화와 개혁과 혁명이 전쟁과 더불어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고 있음은 누구나 주지하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지구 동북아시아에 사는 우리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앞선 문명의 주인공으로서 그 새로운 변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역사의 굴곡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들의 전통과 새 문명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경험하면서 수많은 기록을 남겨오고 있다. 아마도 그 수많은 기록이 저마다 한 매듭을 짓는 순간순간, 그 사람들은 자신만이 느끼는 수많은 종류의 행복감을 느꼈으리라. 물론, 그 기록의 행위 자체가 곧 행복감의 최고봉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알타미라벽화, 피라미드, 삼국지, 홍길동전 등등 지구를 가꿔온 이들이 남긴 행복한 기록들을 통해, 현대 문명의 역사가 또 만들어지고 있음을 우리 현대인은 지금도 체험하고 있다. 현대 문명, 그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새 중심에 서서, 우리 또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무엇인가 자신의 것을 새롭게 또 행복하게 남기려 하고 있다. 이렇듯 이 즐거운 기회를 서로 나누는 이 순간은 무척이나 영광스러운 일임은 분명하다.

기록 수단으로서의 인터넷

그렇다면, 현대 문명을 체험하고 그 ‘기록을 남기는 일을 무엇으로 누구와 할 것인가?’ 물론, 그 대상은 무한하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일이나, 직장 생활이나 사업을 하거나, 가족과 친척이며 친구 등과 함께 어울리는 그 자체가 모두 기록들의 대상이다. 어리든 나이가 많든, 그때마다 일어난 행위의 결과를 그림이나 영상 또는 글로 남기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일어나는 순간 남긴 그 기록들을 '어떤 방법으로 잘 보존하는가?'이다. 많은 부모는 자녀의 어렸을 때 사진이나 일기장을 잘 보관해 물려주곤 한다. 자녀들이 어른이 되어도 자신의 소중했던 모습을 통해 간직하게 되는데, 이는 자신을 위한 자존감의 중요한 뿌리가 되는 더할 나위 없는 에너지원이라 하겠다.

기록 보존의 또 다른 방법으로서 새로운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인터넷 세상은 현재 자신의 모습을 잘 간직해 주는 가장 잘 발달한 도구다.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실시간 혹은 며칠 상간에 남기는 일이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어 인터넷 매체는 거의 완벽한 수단들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명의 이기는 태어날 때부터 익숙한 젊은이, 혹은 먼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로 돌리는 일은 사회 불안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그 기회를 놓친 이들이 더 많다. 분명 문제는 이들 또한 이 문명의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고, 사회는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의무가 있다’는 데 있다. 특히, 글이나 다른 어떤 수단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기회를 상실한 사람들에겐 갑자기 느끼게 되는 사회 소외감이 결국 사회의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예고된 인터넷 자서전의 생활화

인터넷이 제공하는 개인을 위한 기록 매체 수단들은 결국 개인의 실시간 자서전이 된다. 자신의 모습을 남기려는 순간마다 그 내용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언론·상업·교육·문학 등의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나 개인 노트 등이며, 바로 개인홈페이지로 대체된 지 이미 오래다. 최근 사회 일각에선 인터넷자서전이란 말이 통용되기도 한다.

개인이 의도적으로 계획해 작성하는 자서전이 평소 기록한 개인 홈페이지로 대체 되거나, 개인 블로그란 이름으로 통칭되기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급작스러운 인터넷 문명의 한복판 소용돌이 속에 있는 지금이다. 어느 나라 어떤 사회라 하더라도 전체적인 정체성 유지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수많은 인터넷 카페, 블로그나 페이스북, 카톡, 메신저 등에서 프로슈머로서 쏟아져 나오는 개인 정보들의 다양성으로 기인한 것이다.

이처럼 개인의 다양한 의견들이 일정 이슈로 몰리면서 강한 힘을 형성시키기도 한다. 이는 실시간 여론 형성의 힘이 되기도 하고, 당연히 한 국가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힘이 되기도 한다. 이를 이용해 개인이나 일정 그룹들이 새로운 힘의 중심이 되는데, 당연히, 이를 악용하고 있는 사례도 종종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갈 것인가?’라 하겠다.

경험담이 가장 좋은 콘텐츠

개인홈페이지를 활용해 자신의 경험과 그 기록을 남기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개인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가질 것인가는 더욱 중요한 문제라 하겠다. 대부분 중년층에 해당하겠지만, 사회 전면에서 한 걸음 옆으로 비켜서야 하는 시점이 되었을 때 느끼는 ‘소외감을 어떤 것으로 대체할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

선진국 진입을 전후해서, 정부, 지자체, 민간단체, 기업 등에선 수많은 여가프로그램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세상에선 단순하게 제공하는 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참여한 경험의 과정이나 결과를 자신의 기록으로 유지하는 일로 이어지는 여건 조성은 매우 필요한 것이다. 대체로 주최 측이 제공하는 게시판이나 인터넷 카페가 그 역할을 일부 담당하고 있긴 하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체험에 자신의 주관이 들어간 콘텐츠가 개인 홈페이지에 얹혀 서로 공유되는 일은 더욱 바람직하다.

물론 '음치, 몸치, 길치'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컴퓨터란 말 자체에 몸을 움츠리는 분들도 있다. 바로 '컴치' 더 나아가 '인터넷치' 또는 '넷치'라고들 한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로는 참 잘하지만, 막상 ‘글로 옮기려 하면 생각이 멈춰진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괜한 '글치'라 말할 수도 있겠다. 아마 새로운 변화에 익숙하지 못한 개별 습관에 기인한 경우다.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의 것을 드러내는 일 자체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외면하는 분들도 또 많다. 그러나 이는 사회 전반에 흐르는 의사소통의 즐거움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해결점이 될 것이다. 특히, 스스로 여가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유지하려는 이들의 의지로 볼 때, 자신의 프로그램 체험 이야기 공개에 적극성을 띨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좋은 개인 홈페이지는 사회의 자양분이다

진정한 의사소통을 위한 인터넷의 긍정적 이해를 위한 사회 인식 정착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경험한 것이나, 혹은 ‘내 삶이 어떤 모습이 되기를 바라는 의지’ 표현의 콘텐츠를 인터넷상에 공개하는 일 또한 쉽지 않다. 소크라테스 시대처럼, 과연 ‘나는 떳떳한가?’ 라는 자신의 정체성 확인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야 하므로 더욱 어렵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려는 ‘자신을 위한 개혁이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는 모두 잘 안다.

인터넷의 콘텐츠의 핵심 수단은 물론 글이다. 쓰는 일이야 언제나 어려운 것이겠으나, 짧은 글쓰기에서 시작해, 이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줄거리 중심의 긴 글이 몸에 배게 되는 일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글쓰기란 사실에 근거해야 하고, 또한 떳떳한 솔직함이 최대의 무기다. 이러한 떳떳한 개인 홈페이지는 분명 사회의 좋은 자양분이다.

자신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다른 이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공감대 형성이 어디든 일어날 테니 말이다. 이는 결국 투명한 사회의 본보기들이 될 것이고, 멋진 범국가적 도덕성 도출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학교는 이미 단순 지식 습득 학습의 모습을 탈피하고 있다.

즉, 언제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얻는 지식을 활용하는 학습으로 바뀐 것처럼, 자기표현의 활용 수단으로서 개인 홈페이지 갖기의 기회는 사회 변화의 흐름에 의해 크게 열리고 있다. 인터넷 문명의 중심에 살면서 첨단 문명을 이용해 자신의 즐거움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그 기쁨을 맛볼 수 있으라 본다.

물론 인터넷이나 전화 혹은 시계 없이도 그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누리는 사람은 많다. 특히, 자연과 하나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더욱 그러하다. 다만, 그 자연과의 행복감을 포함해, 개인이 느끼는 현장의 생동감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기록하고, 또 그 기록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행복감은 현대문명의 또 다른 색깔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