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한 마리, 제2롯데월드 최고 스타로

지난 14일부터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뜬 노란색 대형 오리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러버덕(rubber duck)이란 이름의 이 오리는 가로 16.5m, 세로 16.5m, 높이 19.5m, 무게 1t이나 되지만 외양은 아기 욕조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다. 네덜란드 공공미술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물 위에 다정하게 떠 있는 오리를 보면 저절로 치유되는 것을 느낀다"며 2007년부터 세계 각국에 설치하기 시작한 것이다. 잠실 롯데월드몰 개장을 맞이해 롯데 측이 한국에도 들여왔다. 러버덕을 한국에 설치하는 데 상당한 비용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롯데 측은 시민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워 놀라고 있다.

러버덕은 등장 전부터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관심을 모았다. 호수에 모습을 드러낸 첫날에만 약 3만9000명이 모였다. 하지만 이날 사고로 러버덕의 바람이 빠지면서 러버덕이 호수에 머리를 박고 있는 듯한 모습이 연출돼 롯데 측은 당황했다. 시민들은 그러나 이 모습에 오히려 더 환호했다. 물에 부리를 대고 있는 러버덕의 모습이 SNS에 30초에 한 번꼴로 올라오고, "러버덕 힘내" "러버덕 물 먹는 중" 등의 글들이 수십 개씩 달렸다. 15일에도 러버덕을 보려는 발길은 이어졌다.

호수 부근 롯데매장과 주변 상가는 때아닌 오리 특수를 맞았다. 러버덕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롯데는 첫날에만 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석촌호수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임모(43)씨는 "평일인데 주말같이 사람이 몰리며 매출이 20%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작가 호프만도 한국의 러버덕에 만족감을 표했다고 한다. 호프만은 설계도만 제공할 뿐, 설치는 각국의 기술자들이 직접 한다. 한국 러버덕의 모습을 본 호프만은 "쭈글쭈글하거나 우그러진 부분 없이 잘 만들었다"고 평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