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海지수 오르는데… 중국펀드는 아직 신통치 않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 자금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단 한곳만은 예외인 듯하다. 바로 중국 증시다. 올 들어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주가지수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는 것.

그렇다면 국내 중국 펀드 투자자는 혜택을 보고 있을까. 아니었다. 그동안 출시된 중국 펀드는 중국 상하이 본토 증시보다는 중국 기업 중 일부가 상장돼 있는 홍콩 항셍지수(HSCEI)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홍콩 증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하이종합지수와 함께 상승했지만 최근 두 달간 10% 가까이 하락했다.

◇전 세계 증시 약세인데… 중국 증시 하반기에만 15.9% 올라

전 세계 주요국 증시는 하반기 들어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지수는 하반기에 8% 가까이 내렸다. 미국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월 이후 5.0% 하락했고 유럽 주요국의 우량기업 50개 주식을 묶어 지수로 만든 유로스톡스50지수는 10.4%나 내렸다.

그런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반기 들어서만 15.9% 올랐다. 올해 시행될 예정인 후강퉁(滬港通)이라는 대형 호재 때문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시각이다. 후강퉁은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홍콩 증권거래소 간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정책이다.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도 증시에 긍정적이다. 중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수출 증가율은 금융시장 전문가의 예상치를 전부 웃돌았다.

◇중국 펀드 10개 중 6개는 홍콩 증시에 투자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 펀드 140개의 올해 수익률은 평균 -0.48%를 기록했다. 69개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어 투자자 10명 중 5명은 최근의 주가 상승에 따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손실 난 펀드 중 82%(57개)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자 1(주식)종류A가 설정 이후 60.4% 손실을 내 중국 펀드 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안 좋았다.

홍콩 증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하이종합지수와 함께 상승 흐름을 탔다.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것. 하지만 홍콩 민주화 시위 여파로 최근 두 달간 9.3%나 하락했다.

반면 중국 본토 펀드는 50개인데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1.3%로 높다.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주식-파생재간접)종류A가 19.3% 수익을 내 본토 펀드 중 성과가 가장 좋았다. KB중국본토A주자(주식)A, 동부차이나본토자(H)[주식]ClassC-F, 신한BNPP차이나본토자 1(H)[주식](종류A1)도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후강퉁 시행되면 본토 펀드 출시 잇따를 듯

후강퉁이 본격 시행되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가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적격 외국인 기관 투자자(QFII) 자격을 받은 자산운용사만 중국 본토 펀드를 출시할 수 있게 했다. 국내에서 QFII를 보유한 자산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KB자산운용 등 자산 규모가 큰 대형사뿐이어서 중소형사는 중국 본토 펀드를 만들어 팔 수 없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아 대외 경제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 홍콩 증시보다는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2012년 이후 중국 본토 펀드 중에서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자H[주식]_A와 하나UBS차이나A블루칩포커스자(PH)[주식]ClassC-F는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 올해 2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