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공포] 에볼라, 환자의 땀·침 등으로만 감염… 한국 아직은 安全

에볼라 출혈열(出血熱·바이러스 감염으로 내부 출혈이 생기는 감염병) 주요 발생 국가인 서(西)아프리카 3개국 대표단이 20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회의 참석을 취소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3개국의 고위급 관계자가 부산 회의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알려왔다"며 "안타깝게 생각하며 해당 국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19일 밝혔다. 당초 ITU 전권회의에는 에볼라 출혈열 진원지인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에서 35명의 대표단이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이들이 한국 방문을 취소함에 따라 방역 당국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미국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 2명에게 2차 감염이 생기는 등 세계 곳곳에서 에볼라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파악된 감염 환자는 9191명이고 그중 4546명이 사망했다"며 "이 상태라면 오는 12월에 한 주에 1만명씩 감염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볼라 출혈열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어떻게 감염되나?

"에볼라 환자의 침·땀·혈액·분비물 등이 맨살에 닿아 피부의 미세한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가 들어와 감염된다. 오염된 손으로 입 주변을 만져서 전염될 수도 있다. 환자가 사용한 옷이나 침구 등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수 있고, 이를 만져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 후 증세가 나타나는 잠복기는 얼마인가?

"짧게는 2일에서 최대 3주(21일)까지다. 통상 감염 후 10일경에 증세가 심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뭔가?

"고열이 나고 오한이 온다. 두통이 있을 수 있고 구토, 설사, 탈수, 발진 등이 일어난다."

―증상이 없는 잠복기 상태의 감염자를 만나도 감염될 수 있나?

"아니다. 잠복기 상태에서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게 현재 과학계의 결론이다."

―독감처럼 호흡을 통해서도 전염되나?

"아니다. 독감이나 신종플루는 환자가 기침하거나 말할 때 나오는 침 방울이 호흡을 통해 들어와 전염될 수 있다. 그러나 에볼라 바이러스는 그렇지 않다. 증세가 있는 환자의 체액을 접촉한 경우에만 감염된다."

―현재 치사율은?

"발생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전체적으로는 약 50%다. 바이러스가 면역체계를 교란하여 백혈구가 감소한다. 혈소판이 줄어 신체 내부에 출혈이 일어난다. 신장과 간에서 유해 독성을 제거하는 기능이 망가져 사망에 이르는 것이다. 아프리카 감염자들은 전반적으로 영양 상태가 부실하여 치사율이 높게 나온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에 에볼라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일단 환자가 없기 때문에 확률은 극히 낮다. 만약 서아프리카를 여행한 사람이 현지에서 우연히 환자를 만났고, 귀국 후에 증세를 보인다면 에볼라 감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에볼라 발생 국가에 있던 사람이 현지에서 환자를 접촉한 후에 감염 증세가 생겼는데 이를 속이고 우리나라에 들어왔거나, 국내에 온 후에 증세를 보였고 그 사람을 돌보던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된다면 국내에서도 환자가 나올 수는 있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어떤 방역 조처를 하고 있나?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은 의심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공항에서 의사 출신 역학조사관이 진찰하고 있다. 3개국 모든 입국자를 의사가 직접 면담, 진찰하는 경우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백신은 없나?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치료제는 개발돼 있나?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는 없다.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임상시험 중인 지맵(ZMapp)이 일부 환자에게 투여된 적이 있지만 이 치료제를 만드는 과정이 길기 때문에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 활동을 떨어뜨리는 일반적인 치료와 수액, 전해질 치료를 충분히 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예방을 위해 어떤 위생 지침을 지켜야 하나?

"서아프리카 지역 여행은 자제하고, 평소에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의료인은 감염 의심 증세가 있는 환자를 볼 때 마스크, 가운, 장갑 등 보호장구 사용을 철저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