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배당 우량 中企 포함한 '新배당지수' 등장

한국거래소(KRX)가 배당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신(新)배당지수를 개발해 21일 발표했다. '코스피 고(高)배당지수' 'KRX 고배당지수' '코스피 배당성장지수' '코스피 우선주지수' 총 네 가지다.

각각의 지수는 최근 3~5년간 당기순이익을 낸 상장사 중 주주에게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한 우량 기업 50개 종목(우선주지수는 20개)으로 구성되는데, 배당수익률이 높을수록 지수 산출에 많은 비중이 포함되는 게 특징이다. 코스피와 KRX '고배당지수'에는 당장 투자해도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우량 중·소형주가 많이 꼽혔고, '배당성장지수'에는 현재 배당수익률이 아주 높진 않더라도 앞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큰 종목, 또 향후 회사의 성장 가능성까지 커 주가 상승도 더불어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 추려졌다.

거래소가 새로운 배당지수를 여럿 내놓음에 따라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은 이 지수와 연동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이나 이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을 담은 새로운 배당주 펀드 상품 등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이 지수 연동 상품에 투자하거나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에 직접 투자하는 다양한 배당주 투자 기회를 얻게 된다.

사실 지금도 배당 관련 지수가 없는 건 아니다. 한국거래소는 2003년 처음으로 배당지수 'KODI(한국배당주가지수)'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엔 코스피200 종목 중에 고배당주를 추린 '코스피200 고배당지수'도 발표했다.

하지만 두 지수 모두 대형주에 편중돼 있는 데다 막상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배당수익률이 별로 높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아 왔다. 실제로 금융 위기 이후 KODI 종목들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코스피 수익률보다도 떨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새 지수를 개발한 거래소 정상호 인덱스관리팀장은 "4개의 새로운 배당지수 모두 과거 5년간 주가수익률이 기존 배당지수인 한국배당주가지수와 코스피200지수보다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배당지수 구성 종목의 과거 5년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4% 이상이어서 요즘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 상품성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당성장지수를 구성하는 50개 종목의 지난 5년간 주가수익률을 추정해보니 154%가 나왔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200 주가수익률 43%보다 3.6배나 높은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윤주영 ETF 운용본부장은 "미국의 경우 역사적으로 볼 때 배당지수에 연동한 투자가 전체 주식·채권시장 수익률을 뛰어넘었고, 일본 역시 '잃어버린 20년' 동안 배당지수 투자 수익률이 주식시장 전체 수익률보다 높았다"면서 "배당지수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이 투자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새로 나온 배당지수와 연동한 배당 투자가 활성화되면 기업들의 배당 확대 문화도 정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