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野神 "이기는 야구에 전념… 뭐라 마라"

'야신(野神)' 김성근(72)이 돌아온다.

3년 연속 프로야구 국내리그 최하위에 머무른 한화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복귀한다. 2011년 8월 SK 사령탑에서 해임당한 뒤 3년 2개월여 만이다. 김 감독은 그해 12월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지휘봉을 잡아 지난 9월 팀이 해체될 때까지 함께했다. 조건은 3년, 계약금 5억원과 연봉 5억원 등 총액 20억원이다.

◇왜 김성근인가

한화 구단은 애초 김응룡 감독이 퇴진한 뒤 내부 승격으로 가닥을 잡고 모기업에 후보군을 올렸다. 한용덕 단장 특별보좌역, 이정훈 2군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장고(長考) 끝에 김승연 구단주의 선택은 외부 영입, 하위팀 조련에 탁월한 김성근 감독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원더스를 맡아 22명의 선수를 프로에 올려 보낼 정도로 선수 육성에 뛰어나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한화는 최근 6년간 순위가 '8-8-7-8-9-9'였다. 최하위를 다섯 차례나 했다. 한화 팬들도 공개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영입을 원했다. 김성근 감독은 고양에서 한화 구단의 정승진 사장, 노재덕 단장과 만나 "감독하면서 이기는 야구에 전념하다 보면 구단이 오해할 경우도 생기는데, 그때 뭐라고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면서 감독 제의를 받아들였다. 프런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 소신대로 선수단을 이끌고 가겠다는 의미였다.

◇독수리 위력 찾을까

김성근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한마음으로 한화를 명문 구단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성근 감독이 바라본 한화는 '젊은 선수가 많아 가능성 있는 팀'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원더스를 맡은 3년을 되돌아보면서 "내 지도 방식을 고집하기보다는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훈련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기였다"고 했다. 한화는 최근 성적이 밑바닥에 머무르는 대신 좋은 유망주를 많이 뽑았다. 하지만 이들의 성장이 기대에 못 미쳤다.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최다 실책(113개)을 기록할 만큼 '어설픈 수비', 선수단을 지배한 '패배 의식'부터 없애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성근 감독까지 데려온 한화는 올 시즌 후 FA 시장에서도 '큰손'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올해 FA 시장에는 김 감독 밑에서 'SK 왕조'를 구축했던 김강민, 조동화, 나주환, 최정 등이 나온다.

현재 전력으로 볼 때 한화가 단기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화의 전폭 지원과 김성근 감독의 승부사 기질이 결합할 때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아무도 속단하지 못한다. 그만큼 '야신'이 프로야구 판에 지니는 무게감은 대단하다. 김 감독은 28일 오후 3시 대전 야구장에서 선수단 상견례 겸 취임식을 갖는다. 한화는 29일 일부 선수가 일본 오키나와로 마무리 훈련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