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H 경험이 내 성장의 밑거름… 이제부터 하나씩 갚아나가야죠

27일 '제1회 글로벌 4-H네트워크 세계대회'가 개막됐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4-H의 사상 첫 국제 행사로 다음 달 2일까지 계속된다.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개회식에는 50여개국 대표 250여명이 참석했다.

김홍국(57·사진) 하림그룹 회장이 기조 강연을 했다. 그는 정종택(79) 전(前) 농수산부 장관, 홍문표(67) 국회의원, 이홍기(56) 한국4-H본부회장과 함께 공동 조직위원장이다. 이 대회 최대 후원 기업으로 6억원도 지원했다. 대회 총 예산의 3분의 1이다.

"예전에 제게 경영인의 덕목을 가르쳐 준 곳이 4-H입니다. 헌신, 존중, 소통, 리더십…. 다 거저 배웠으니 기회 있을 때마다 수업료를 내야죠."

 

그는 고등학생 때 4-H와 인연을 맺었다. "초등학교 때 병아리 열 마리를 천 마리로 불렸어요. 이쪽으로 타고났던 것 같아요. 전문 농업 경영인이 되고 싶어 학교도 농고를 택했고요. 자연히 농촌 청소년 교육운동인 4-H 활동에 뛰어들었죠."

3년간 농촌 자원봉사·야영교육·경진대회 등 다양하게 참여했다고 한다. "축산과 원예는 상을 받을 정도였어요. 면(面) 지역 학생들 수백명과 어울리면서 친화력과 리더십도 길러진 것 같고요. 4-H에서 얻은 기술과 자신감 덕에 스무 살도 전에 사업자등록을 내고 '사장'이 됐잖아요." 그는 이후 30년 넘게 꾸준히 4-H에 후원금을 전했고, 재작년부터는 한국4-H본부 고문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이번 대회가 국제적으로 한국 위상을 높일 좋은 기회라고 했다. "아직도 우리의 1960~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살기 힘든 나라들이 많습니다. 개도국이 선진국보다 훨씬 많아요. 이번에 한국에 온 그들이 우리를 보고,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질 겁니다. 우리가 멘토가 되는 거죠. 그러면 국제무대에서의 발언권도 훨씬 강화되겠죠."

그는 4-H 창설 100년, 게다가 서울서 열린 첫 세계 대회를 계기로 4-H가 농촌을 넘어 도농(都農) 청소년 모두를 아우르는 조직으로 커가길 바란다고 했다. "지(知)의 명민함, 덕(德)의 포용력, 노(勞)의 근면함, 체(體)의 건강은 농촌 청소년에게만 요구되는 게 아니죠. 입시에 치우쳐 전인교육(全人敎育)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모든 청소년에게 필요한 가르침이에요. 왕따나 학교 폭력 같은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이만큼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