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귀농귀촌협의회에는 어떤 일이든 긍정적인 한 남자가 있다. 귀농 4년차, 남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은 흑염소농장지기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부안군 귀농귀촌협의회의 중심 지용국 회장이다. 낮게 울리는 목소리, 그에 어울리는 온화한 미소. 무엇보다 자신이 가는 길에는 누구보다 확고한 의지를 가진 지용국 회장을 만나 부안군 귀농귀촌협의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부안군귀농귀촌협의회를 소개한다면?
"2011년 9월에 발족한 부안군귀농귀촌협의회는 현재 88명의 회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회원들은 한 가구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회원수는 두 배 이상 더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 회원들은 누구보다 협의회에 대한 소속감이 강하다는 게 특징입니다. 그만큼 협력이 잘 된다는 얘기지요. 부안군귀농귀촌협의회는 행정에서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으며, 부안군 농업인 단체 내에 속해 있습니다. 농업과 농촌, 그리고 귀농귀촌자들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또, 저희 협의회는 작목별, 지역별로 소그룹모임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지역작물과 연계할 프로그램을 특성화시켜 귀농귀촌희망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자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룰 위해 귀농귀촌인 쉼터도 조성해 희망자들이 우리 지역에 조금 더 가깝게 흡수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Q. 협의회가 생각하는 귀농귀촌, 귀농귀촌자의 자세란?
"저희는 귀농귀촌자들이 현지인과 어떻게 적응하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지역에 오게 되면 현지인들과 안면을 읽힌 후, 자신이 가진 재능을 충분히 살려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게 필요합니다. 귀농귀촌자들이 그 역할을 맡아주어야 지역이 활력을 딛고 다시 살아난다고 생각합니다. 귀농귀촌자들은 지역에 빨리 정착하려면 먼저 지역과 현지인들에게 부딪쳐 봐야 합니다. 특히 먼저 정착한 선모델이 있다면, 그들과 동화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일 것입니다. 협의회에서는 귀농귀촌자들을 돕기 위해 스스로 멘토가 되어주고자 합니다. 귀농 시 재배작물을 먼저 선택했다면, 현장실습과 이론교육을 연계한 멘토를 연결해 줍니다. 그 이유는 귀농귀촌자들이 준비 없이 내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귀농귀촌자들 역시, 그것들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부터 갖고 지역을 찾아야 될 것입니다."
Q. 귀농지, 흑염소 사육은 어떻게 결정하게 됐나?
"저는 2010년 10월에 이 곳 부안으로 귀농했습니다. 귀농 전 2년간은 각종 자료를 근거로 종목과 축종을 확정했습니다. 부안이 갖는 잇점과 현지인과의 유대성 확보, 문화적 차이 극복, 그리고 고향이라는 믿음이 저를 이곳으로 이끌게 했습니다. 귀농 초기에는 귀농인창업자금지원사업을 받아 적절히 사용했습니다. 작물선정을 위한 현장실습을 하면서 최소한의 생활비를 마련하고, 또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성격과 제가 처음 귀농할 때의 이유, 새 삶에 대한 가치 등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때 저에게는 작물보다 가축이 맞다는 판단이 주어지게 됐지요. 그리고 흑염소 사육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목표로 지역에 자리 잡으면서 흑염소 25두와 함께 부안군 최초로 흑염소 축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흑염소는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배설물처리가 용이합니다. 또 가격폭락이 심하지 않고 열심히 키우기만 하면 그만큼의 소득이 돌아옵니다."
"흑염소를 들여올 적부터 세세한 과정을 블로그에 담았습니다. 저처럼 흑염소를 키우고 싶은 분들이 적은 도움이나마 받길 바랐기 때문이지요. 제가 처음 흑염소에 대해 공부할 때는, 흑염소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한 인식부터 바꾸기 위해 흑염소를 들여오는 과정부터 키우고, 함께하는 과정을 그대로 옮기며 홍보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지요. 덕분에 지금은 블로그를 보고 찾는 이들도 많습니다. 열심히 한다는 것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지요. 홍보활동은 개개인이 하기에 나름입니다. 꾸준히 활동하면 그만큼 찾는 이들이 많아지기 때문이지요. 앞으로는 총 500두의 흑염소와 함께하는 삶을 목표로 전력질주할 예정입니다."
"현재 부안군에서는 귀농인들이 선정하는 작목 중 하나로 흑염소가 선정되었습니다. 또, 1주일이면 5-6팀이 와서 벤치마킹을 하고 돌아가기도 합니다. 흑염소는 이제 저의 삶이자, 부안군의 특화작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저 역시 더 낮은 자세로 노력해야겠지요."
Q. 부안군 내 타단체와의 연계는?
"부안군귀농귀촌협의회는 농민회 소속 아래, 많은 단체와의 연계성을 띄고 있습니다. 그만큼 끊임없이 귀농귀촌협의회의 수준을 올리는데도 주력하고 있지요. 이를 위해 협의회에서는 지난 2013년,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행정기관과의 충분한 대화를 거쳐 협의회의 기반부터 잡는데 초점을 모으고 있습니다. 협의회가 성장하려면, 일방적인 도움만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수한 자원과 인재들을 지역에 정착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에 들어온 이들이 유턴하지 않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래서 무언가 계기를 만들어주는 게 필요합니다. 협의회에서는 타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그러한 기회의 영역을 충분히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협의회의 활동 계획은?
"현재 부안군은 귀농귀촌희망자들이 모다 효율적으로 정보를 획득하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예비 귀농귀촌인 등록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부안의 문화는 물론, 영농기반에 대한 정보와 현장정보를 공유하는데 기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처럼 부안군귀농귀촌협의회는 지자체와의 연대를 통해 체계적으로 귀농귀촌자들을 돕는데 노력할 것입니다. 또 협의회를 사단법인으로 전환해 부안군의 농업과 귀농귀촌을 연계한 많은 활동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작물은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어느 때 꽂느냐가 문제지요. 그 때 그 시기를 놓치면 수확이 안되는 게 참으로 신기합니다. 자연의 이치가 이토록 아름답다라는 것을 저 역시 귀농하면서 알게 되었지요. 이러한 신비를 혼자서만 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끼고,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귀농귀촌을 위해 농촌으로 내려온다면 부부가 함께 내려오길 권장합니다. 농촌에서는 여자의 역할과 남자의 역할이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또,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당부 드립니다. 교육을 통해서는 멘토를 만날 수도 있고, 본인에게 맞는 지역선정부터 작물에 대한 고민까지 쉽게 터놓고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멘토를 따라 그 지역에 머무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저 역시 전라북도농식품사관학교(현 전라북도인력개발원)과 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하는 여러 교육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디서든 언제든, 배움은 꿈과 맞닿을 수 있습니다."
"전라북도의 각 시군 귀농귀촌협의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원주민이든, 귀농귀촌자든 서로가 서로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동행할 수 있다면 지역의 활력은 눈에 띄게 향상될 것입니다. 저희 부안군귀농귀촌협의회 역시 이것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협력하여 귀농귀촌자들의 동반자로서 지역을 살리는데 일조할 것입니다."
자료제공·전라북도 귀농귀촌 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