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人] 1000여개 공항 그물처럼 연결… 세계 항공화물시장 장악할 것"

"전 세계 1000여 공항을 그물처럼 잇는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해 시장 장악력을 높이겠습니다."

이달 27일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서울항공화물 박무자(70·사진) 대표는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항공 물류시장에서 고수익만이 살 길"이라며 "고(高)부가가치 화물 수송에 회사 역량을 더 쏟겠다"고 말했다.

1964년 출범한 서울항공화물은 IT·자동차부품·의류 같은 국제 항공화물의 화주(貨主)를 대신해 각종 수속을 대행하고 세계 각 공항에서 목적지까지 짐을 옮겨주는 일을 하는 중견 화물운송 대행업체다. 국내외 100여개 항공사와 업무 제휴를 맺고 있다.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손때 묻은 황금빛 지구본을 가리키며 "20여년 전 한 항공사로부터 상(賞)으로 받은 것인데, 이 지구본에 있는 모든 도시에 우리 네트워크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수도여자사범대(현 세종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박 대표는 1남3녀의 자녀를 키우는 전업주부였다. 그러다가 1970년대 후반 서울항공화물을 인수·운영하던 남편이 1982년 세상을 떠나면서 38세에 경영을 맡았다. 회사가 무너질 위기를 수차례 겪었지만 그때마다 '신의(信義)· 집념(執念)·인화(人和)'라는 사훈(社訓) 여섯 글자를 곱씹으며 이를 악물었다고 한다.

그는 1980년대 중반 당시 남들이 관심조차 없던 아프리카와 남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사세(社勢)를 키웠다. 4000여개사가 각축하는 항공물류업계에서 대기업들에 밀리지 않는 영업력을 펼치면서 매년 10% 안팎씩 성장하고 있다.

"진동을 극소화해야 하는 정밀 제품이나 예술 작품, 위험물이나 동물 등 취급하기 어려워 수송 단가(單價)가 높은 고부가 특수 화물을 집중 유치할 것입니다."

박 대표는 "CEO가 되려는 여성 후배들은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고 넓게 경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항공화물은 다음 달 초 중소기업청 주관 '대한민국 명문 장수(長壽)기업'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는다. 그의 휴대전화 끝 번호는 회사 창립연도를 뜻하는 '1964'이다. 박 대표는 "'화물을 운송하는 최선의 방법'을 부단히 궁리하고 노력하며 후반 50년에도 분투(奮鬪)해 '100년 성공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