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州 중학교 중간·기말고사 횟수 줄여나가겠다"

"우리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이들이 질문을 안 한다는 겁니다. 명문대 교수들도 이걸 고민하고 있어요. 왜 이럴까. 오직 교사가 하는 말을 외우고 정답이 뭔지 찾는 것에만 익숙해져 질문하는 게 두려운 겁니다. 수업 방식을 다 바꿔야 해요."

장휘국(64) 광주시교육감은 "지금 학교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질문이 없는 교실'에 있다"고 진단했다.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의 장 교육감은 지난 7월 취임한 진보 교육감 13명 중 한 명으로, 2010년에 이어 올해 광주시교육감에 재선됐다. 전국 시도교육감 모임인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장 교육감은 취임 2기의 핵심 목표를 '질문이 있는 교실'로 정했다고 했다. 그는 "애들한테 질문 안 하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튀는 거 같다' '선생님이 눈치 줄까 봐 두렵다'고 얘기하더라"면서 "교육과정 속에 지도할 내용이 너무 많고, 교사들은 '혹시 시험에 나올까 봐' 일단 다 가르치다 보니 질문받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초·중학교 시험 체제를 장기적으로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장 교육감은 "앞으로 광주 지역은 초·중학교에 한해 교사들에게 학생 평가권을 일임할 계획"이라며 "교사에게 학생 평가권을 주고 서술형·수행평가를 통해 자기가 말한 내용만 나오도록 하면, 교사도 훨씬 부담을 덜고 아이들도 자유롭게 뜬금없는 엉뚱한 질문을 하면서 살아 있는 교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각 학교에 일제형 지필 고사(중간·기말고사)를 장기적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같은 진보 성향인 이청연 인천시교육감도 본지 인터뷰에서 중1 학년 때 지필고사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진보 교육감들의 '시험 축소' 계획에 대해 일각에서는 "학생의 학력 수준을 정확히 알아야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데 '학력 저하'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고 비판한다. 개별 교사에게 평가를 일임했을 때 평가의 공정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런 지적에 대해 장 교육감은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지침을 만들겠다"며 "아이들 수업 태도나 참여 횟수, 질문 횟수, 발언 횟수 등을 되도록 정량화해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서 장 교육감은 최근 이슈가 되는 무상 급식 등 보편적 무상교육 이슈로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예산 부족에도 무상 급식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것이 장 교육감 등 진보 교육감의 입장이다. 반면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지난 27일 국정감사에서 "예산 사정상 교육감 공약인 무상 급식 예산 편성은 재고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무상 급식을 시작으로 무상교육이 확산돼 교육 재정이 파탄 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장 교육감은 "무상 급식은 포기할 수 없다"며 "어릴 때 상처를 받은 이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사회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밥 먹는 것으로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