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韓·日 국제환경상] "하늘엔 장벽 없듯이 中과 대기오염 공동조사는 필수"

올겨울에도 미세 먼지를 비롯한 중국발(發) 오염 물질이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윤순창(65·사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은 국경을 넘어 멀리 이동하기 때문에 그 추이를 관찰하고 대비해야 한다"면서 "그게 곧 우리 환경과 국민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윤 교수는 지난 2000년 제주도 서쪽 끝 고산 지역에 기후대기관측소를 설치, 황사(黃砂)와 대기오염 물질의 이동 경로 등을 15년째 관측하고 있다.

―왜 제주도에서 관측하나.

"제주도는 서풍을 타고 날아오는 중국발 미세 먼지를 관측하는 데 최적의 장소다. 제주는 자체적으로 발생시키는 대기오염 물질이 거의 없는 청정 지역이라, 중국의 영향을 고스란히 관측할 수 있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2003년 태풍 '매미' 당시 고산에서 초속 60m 강풍이 순간적으로 불어닥쳐 관측 장비가 관측소 절벽 아래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강풍에 견딜 수 있도록 관측 장비를 정비했지만 올해도 태풍이 연이어 불어닥쳐 긴장했다. 총 10억원이 넘는 관측 장비들이 영향을 받을까 봐 노심초사했다."

―중국발 미세 먼지가 올겨울에도 한반도를 공습할까.

"앞으로 몇 년 정도는 중국발 미세 먼지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 중국이 자국의 미세 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대기 질(質) 개선에 성과를 보인 것처럼 중국도 베이징올림픽 이후 같은 과정을 거칠 것이다. 미세 먼지는 우리보다 중국 스스로에 더 시급한 문제란 것을 그들도 잘 안다."

―국제적인 대기오염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은.

"하늘에 장벽을 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 정부나 학계와 대기오염 공동 조사를 하고 저감 기술도 함께 개발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대기오염을 연구하는 대학 등 관련 학계에 정부가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를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대학에서 대당 수천만원짜리 관측 장비를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대기 관측 같은 기초과학에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오염 문제에 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