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에 수출 '휘청'… 强달러에 내수 '흔들'

미국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자마자 일본이 추가 양적 완화를 단행하면서 한국 경제가 '엔저(円低)'와 '강(强)달러'라는 이중의 부담을 떠안게 됐다.

3일 국내 증시와 외환 시장은 엔저 충격이 계속 이어졌다. 코스피는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가 수출 기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전 거래일보다 11.46포인트(0.58%) 내린 1952.97에 마감했다. 일본 자동차업계와 힘겨운 경쟁이 예상되는 자동차업종 대표 주인 현대차(-5.88%), 기아차(-5.57%), 현대모비스(-4%) 등의 하락 폭이 컸다.

반대로 지난달 31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4.83% 급등한 1만6413으로 마감, 7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엔화 대비로는 급등(100엔당 951.73원)한 반면 달러 대비(1달러당 1072.6원)로는 급락했다. 대개 달러가 강할 땐 엔화와 원화 가치가 같이 떨어지는데, 요즘엔 강달러 현상과 엔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강달러는 자본 유출과 주가 하락,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내수 침체를 낳고, 엔저는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저하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달러와 약한 엔의 조합은 한국 경제의 내수와 수출 모두에 주름살을 안겨줄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원·엔 환율이 100엔당 950원대가 되면 수출이 4.2% 줄고, 900원까지 내려가면 8.8%나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