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가계부 점검] 경쟁률 과신 말아야… 소액 투자엔 공모주 펀드도 대안

올 상반기 공모주 시장은 열광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인터파크INT와 오이솔루션은 상장일에 공모가 대비 130% 수익률을 기록했고, 한국정보인증도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반기 상장한 5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수익률은 86.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서면서 신규 상장 업체들이 증가했지만 수익률은 상반기에 비하면 다소 부진했다. 그래도 여전히 공모주 수익률은 높게 형성되어 있다. 하반기에 상장된 10개 종목 중 8개 업체가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되었고, 50% 초과 수익률을 기록한 업체도 5개나 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기준 공모주 수익률은 56.2%로,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공모주를 살펴봤다.

◇대어(大魚) 몰려 있는 하반기 공모 시장

지난 5~6일 진행된 삼성SDS 공모 청약을 전후로 증권업계는 물론 일반 국민의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규모 면에서 12년 만에 가장 컸던 데다 공모가는 19만원인 데 반해 비상장에서 거래되는 주가는 35만원 안팎이어서 상장 차익도 크게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엔 삼성SDS를 비롯해 디에이테크놀로지, SKC코오롱PI,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 파티게임즈, 씨에스윈드 등의 기업이 줄줄이 증시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여기에다 다음 달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 상장도 예정돼 있다. 제일모직은 12월 1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초 내년 1분기로 잡혀 있던 상장 일정이 다소 앞당겨졌다. 제일모직은 공모가를 4만5000∼5만3000원으로 정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주도 옥석 가려 투자를

공모주는 주식이기 때문에 증권사에서 주식 거래가 가능한 계좌부터 개설해야 한다. 주거래 증권사가 있으면 청약 시 물량을 더 받을 수 있는 우대 혜택도 챙길 수 있다.

공모주 청약 땐 증거금을 청약 금액의 50~ 100% 범위 내에서 미리 내야 한다. 공모주는 청약 경쟁률에 따라 물량이 일괄 배분되기 때문에 인기 있는 종목일수록 일반인이 많이 배정받기는 쉽지 않다.

공모주 투자는 반드시 좋은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옥석(玉石) 가리기는 필수다. 일시적인 주가 흐름보다 기업의 실질적 가치와 이익 변화를 확인하는 데에 중점을 둬야 한다. 또 공모 경쟁률이 높았다고 해서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른다고 확신할 순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1조원 몰린 공모주 펀드

일반 청약 경쟁률이 고공 행진하면 자본력이 약한 개인 투자자들은 청약을 해도 배정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공모주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공모주 펀드 78개로 유입된 자금은 4일 기준 1조884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 9월 2360억원, 10월에는 3635억원이 들어와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특히 공모주 펀드 중에서도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에 자금의 40%가 집중돼 있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전체 자산 중 채권에 60% 이상, 공모주 또는 유상증자 관련주에 40% 이하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단 30% 이상은 비우량 채권(BBB+ 이하)이나 코넥스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 올해 말까지만 가입 가능하고, 펀드 투자 소득에 대해서는 15.4% 분리과세(5000만원 한도)가 가능하다.

비우량 채권이나 코넥스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공모주의 10% 우선배정권(증거금 없이 공모주의 10%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는 권리)이란 혜택이 있어 인기가 높다. 그래도 비우량 채권 투자 비중이 큰 만큼 가급적 단기적 투자 방안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