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기득권 도려내는 革新 안하면 혁명 온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외부위원인 소설가 복거일씨는 12일 본지 인터뷰에서 "만약 당의 혁신안이 좌절되면 일차적으로 피해를 볼 사람들이 혁신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라며 "다음 총선, 대선에서 직접적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암투병 중인 복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전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혁신안에 대한 반발이 나온 데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혁신안에 대해 의원들의 반발이 많았다.

"혁신을 하게 되면 당연히 저항이 나온다. 다만 저항의 강도가 예상보다 강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혁신안은 주로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는 데 집중됐다. 국회의원들이 보기엔 아프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비상적(非常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혁신위 의견이 모아졌다."

―비상적 조치를 해야 할 이유가 뭔가.

"국회의원의 도덕적 권위가 무척 낮아졌다. 국민이 신뢰를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도덕적 권위가 회복돼야 국회의 기능적 권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해도 '의원들 자신부터 반성하고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얘기가 늘 나오지 않나. 혁신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기능적 권위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만 보고 도덕적 권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 못하는 것이다."

―국회의원 특권 뺏는 게 혁신이냐는 주장이 나왔다.

"문제는 국민 눈높이다. 여야 대결로 국회가 법안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국민의 분노나 좌절 등이 상당히 크다. 국민 분노를 달래주기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이 뭔가 고민해서 혁신안이 나온 것이다. 지금은 국민에게 성의를 보여야 한다. 더 강경한 안도 많았는데 그나마 온건하게 다듬었다."

―세비에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려는 데 대한 불만이 많았다.

"국회의원이 회의 참석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안다. 혁신위에서도 그런 문제가 다 제기됐다. 하지만 국민은 월급을 더 깎으라고 하는 판인데, '무노동 무임금'이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혁신안이 액세서리 바꾸고 화장(化粧) 바꾸는 정도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혁신을 할 때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표피적인 것이냐 구분할 수 없다. 문제는 디테일(detail·세부사항)에 있다. 과거 혁신위를 여러 차례 했는데 말의 향연(饗宴)만 있지 실천되는 건 없었다. 그래서 작지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고 했다. 사실 세비 '무노동 무임금' 같은 것은 상당히 큰 것이다. 액세서리를 바꾼 거라면 왜 의원들이 반발하나."

―지금 새누리당에 왜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나.

"혁신과 혁명을 대비해 본다. 혁신을 하지 않으면 그게 쌓여서 결국 혁명으로 간다. 보수 세력은 끊임없이 혁신을 해야 한다. 혁명을 막기 위해서 혁신하는 것이다. 아프지만 기득권을 도려내는 걸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의원들 반발이 계속되면 어떻게 하나.

"만약 지금 혁신안이 좌절되면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나. 일차적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바로 혁신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다. 다음 국회의원 총선, 대선에서 당장 직접적 피해를 입지 않겠나. 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설득이 잘 되겠나.

"일단 한번 의총에 보고한 것이다. 또 의총을 열어 토론을 하고, 서로 의견이 오가다 보면 혁신위가 고민한 내용에 대해 의원들이 이해할 것이다.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위원장의 의지와 역량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