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100세 시대, 정년 70세로" 老心잡기 시동

새정치민주연합이 차기 총·대선에 대비해 노년층 표심(票心)을 잡기 위한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했다. 당 산하 민주정책연구원을 중심으로 '100세 사회 위원회'를 구성해 노년층을 사회적 생산 활동의 중심 연령층으로 만들자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70세 이상으로 정년을 연장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본지가 17일 입수한 민주정책연구원의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새로운 구상'과 '장수(長壽)는 축복이다' 보고서는 "고령자들을 부양의 대상이 아닌 사회적 활동 주체로 바라보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연령에 대한 인식 변화가 없다면 국민들에게 인생의 절반을 사회적 부담 대상(부양대상자)으로 살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보고서는 또 "1차적으로 70세로 정년이 연장돼야 하고 기대 수명 연장에 따라 정년은 더 늘어나야 한다"며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60세 이후 노동자에 대해서는 임금피크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노동자에게 손실보다 이익이 더 크다"며 "퇴직 후 생계형 창업을 하는 경우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소득이 확보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은퇴 연령이 재조정되면 연금의 지급 시작 시기도 70세 이후로 늦출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기대수명이 80대 이상으로 올라간 상황에서 현재의 60대는 80년대의 40대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최소한 70세까지는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수는 축복이다' 보고서는 그간 고령화 현상에 대한 야당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대적 접근에 집착해 '2040 세대론'만 부각시키는 건 좋은 방식도 아니고 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인류의 진보는 고령화의 진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근본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 "'고령화가 (나라의) 위기'라는 주장의 근거에는 노동 인력의 감축이라는 우려가 담겨 있는데, 현재 65세 이상 노인들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해 대부분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며 "일할 능력이 있는 노인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그들에게 걸맞은 산업을 육성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기존 한국 사회의 경제·연금·노후·의료 시스템 등이 70세 사회를 전제로 설계돼 있다"며 "이 모든 제도를 100세 사회에 걸맞게 재편해야 한다"고 했다. '60세 은퇴, 70세 사망'이라는 사회 시스템의 기본 전제를 버리고 국민 대부분이 90세 이상 살게 된다는 것을 가정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1.3세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00년 전체 인구의 7.2%에서 2030년에는 24.3%로 늘게 된다.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차기 총·대선에서는 누가 고령화에 대한 근본 대책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며 "당 차원의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