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연 '네버랜드'展

잎사귀를 붙여 콜라주(인쇄물을 잘라 붙이는 기법)한 그림 같지만, 실은 콜라주한 걸 다시 그린 그림이다. 작가 정소연(46)은 식물도감 속 그림이나 사진을 스캔해 잘라낸 다음 이들을 포토숍을 이용해 컴퓨터 화면에서 재조합한다. 이 이미지를 다시 캔버스에 담는다.

결국 작가는 진짜 식물을 보지 않는다. 진짜처럼 찍거나 그린 그림(도감 이미지)을 컴퓨터로 다시 복제하고(스캔한 이미지), 이를 다시 유화로 표현하는(그려낸 이미지) 과정만 있을 뿐.

작가는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에 '네버랜드(Neverland)', 즉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세계란 제목을 달았다. "내 그림은 꿈과 현실이 해체된 또 다른 현실이자 그 사이에 존재하는 블랙홀"이라 설명했다.

무한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시대, 회화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담긴 그림들은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02)730-7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