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가 만난 고수] "내년엔 美 주식밖에 마땅한 투자처 없어… 그것도 1년 뒤 약세 전환"
입력 : 2014.11.20 15:43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베이트먼 포트폴리오 총괄
그다음 투자처로 기업 회사채 전망 좋아
금·은 등 원자재 시장은 20~30년 약세
달러 떨어지면 이젠 금 아닌 위안화 올라
헬스케어·테크놀로지 기업도 유망
삼성은 코카콜라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실적은 시간 지나가면 회복할 것
혼돈의 시대엔 장기 분산 투자 전략을
옳은 투자보다 잘못 줄이는 게 중요
시장 변동성 심해지면 매수 타이밍
"채권, 원자재, 부동산, 외화…. 하나같이 유망하지 않아요. 그나마 투자수익률이 높은 것을 뽑으라면 미국 주식입니다. 미국 기업들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쌓아둔 현금도 풍부하고 배당도 많이 하는 우량 기업이 많습니다. 단 미국 주식에도 딱 1년, 길어야 1년 반 정도 투자할 생각을 하세요."
500억달러(약 55조원)의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총괄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제임스 베이트먼(Bateman·34) 포트폴리오 총괄이 뽑은 2015년의 가장 유망한 투자처는 바로 미국 주식이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바클레이스 그룹을 거쳐 2012년 피델리티로 자리를 옮긴 베이트먼 총괄은 글로벌 투자 시장 흐름을 정확히 꿰뚫어 본다는 평가를 받으며 고속 승진한 인물이다. 베이트먼 총괄이 주식·하이일드 채권·부동산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 25억달러 규모의 '피델리티 글로벌 멀티에셋 인컴펀드'는 지난 1년간 10.1%의 수익률을 거두었다.
―왜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나.
"2009년 이후부터 미국 주식시장에 강세장(bull market)이 이어졌지만 향후 18개월 내 그 끝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부턴 약세장(bear market)으로 전환될 것이다. 그때까지 주식시장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상승 폭은 약 15% 정도로 내다본다. 18개월 뒤 약세장이 오겠지만 그래도 다른 자산 시장에 비해 투자 성과가 나을 것이다. 파산에 처한 기업이 매우 소수라는 점이 장점이다. 우리도 미국 주식을 많이 샀다. 지금이 투자 타이밍이다. 그다음 전망이 밝은 투자처는 하이일드 채권이다. 전 세계 여러 기업의 회사채를 눈여겨봐야 한다."
―미국 주식 외에 투자처가 그렇게도 없는가?
"유망 투자처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국채는 비싸고 수익률도 좋지 않다. 금, 은 등의 원자재 시장도 20년, 길면 30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금은 안전한 도피처로 인식됐다. 사람들은 달러 값이 떨어지면 금을 사고, 금값이 떨어지면 달러를 샀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러 값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위안화를 살 것이다. 금의 시대는 끝났다. 부동산 전망도 내년 금리 인상 리스크를 감안하면 밝지 않다. 유럽과 중국 투자도 비관적이며, 최근 신흥국 투자를 대폭 줄였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8개국)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아 일부 배당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 중국은행들은 재정 위기에서 탈출한 그리스의 민간 은행들보다 더 낮은 주가 순자산 비율을 갖고 있다."
―기업에 투자한다면 어떤 업종을 추천하나?
"헬스케어와 테크놀로지다. 헬스케어는 고령층, 베이비부머 세대가 늘면서 유망하다. 앞으로 5~10년간 헬스케어 주식의 기상도는 밝다. 다음은 테크놀로지인데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미국의 크라우드소싱 회사인 '킥스타터'처럼 일반인 대상으로 소액 펀딩을 주도하는 기업이 언젠가 상장(IPO)하면 크게 성공할 것이다. 평소 눈여겨보는 한국의 한 중소기업이 있는데, 선체 밑에 날개가 있어 고속으로 달릴 때 선체가 물 위로 떠오르는 수중익선(hydrofoil boat)을 개발해 아무리 날씨가 짓궂어도 1시간에 100마일을 달린다. 그런 기술은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된다."
―왜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나.
"2009년 이후부터 미국 주식시장에 강세장(bull market)이 이어졌지만 향후 18개월 내 그 끝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부턴 약세장(bear market)으로 전환될 것이다. 그때까지 주식시장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상승 폭은 약 15% 정도로 내다본다. 18개월 뒤 약세장이 오겠지만 그래도 다른 자산 시장에 비해 투자 성과가 나을 것이다. 파산에 처한 기업이 매우 소수라는 점이 장점이다. 우리도 미국 주식을 많이 샀다. 지금이 투자 타이밍이다. 그다음 전망이 밝은 투자처는 하이일드 채권이다. 전 세계 여러 기업의 회사채를 눈여겨봐야 한다."
―미국 주식 외에 투자처가 그렇게도 없는가?
"유망 투자처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국채는 비싸고 수익률도 좋지 않다. 금, 은 등의 원자재 시장도 20년, 길면 30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금은 안전한 도피처로 인식됐다. 사람들은 달러 값이 떨어지면 금을 사고, 금값이 떨어지면 달러를 샀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러 값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위안화를 살 것이다. 금의 시대는 끝났다. 부동산 전망도 내년 금리 인상 리스크를 감안하면 밝지 않다. 유럽과 중국 투자도 비관적이며, 최근 신흥국 투자를 대폭 줄였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8개국)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아 일부 배당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 중국은행들은 재정 위기에서 탈출한 그리스의 민간 은행들보다 더 낮은 주가 순자산 비율을 갖고 있다."
―기업에 투자한다면 어떤 업종을 추천하나?
"헬스케어와 테크놀로지다. 헬스케어는 고령층, 베이비부머 세대가 늘면서 유망하다. 앞으로 5~10년간 헬스케어 주식의 기상도는 밝다. 다음은 테크놀로지인데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미국의 크라우드소싱 회사인 '킥스타터'처럼 일반인 대상으로 소액 펀딩을 주도하는 기업이 언젠가 상장(IPO)하면 크게 성공할 것이다. 평소 눈여겨보는 한국의 한 중소기업이 있는데, 선체 밑에 날개가 있어 고속으로 달릴 때 선체가 물 위로 떠오르는 수중익선(hydrofoil boat)을 개발해 아무리 날씨가 짓궂어도 1시간에 100마일을 달린다. 그런 기술은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된다."
―지금처럼 혼란스러울 때 어떤 투자 전략을 펴야 하나?
"멀티 에셋(multi asset) 투자를 권한다. 에컨대 300개 이상의 주식 종목, 700개의 채권 종목, 부동산과 외환 등 매우 다양한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 말이다. 지난 15년간은 한 자산에 '올인' 투자해 큰 수익률을 거둔 시기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굉장히 다양한 투자처에 골고루 오랫동안 분산 투자해야만 살아남는다. 3개월, 6개월 주기로 투자를 하고 있다면 당장 그만두길 권한다."
―한국의 삼성전자, 투자처로 여전히 유망한가?
"삼성을 다른 테크놀로지 기업의 잣대로 평가하면 안 된다. 코카콜라처럼 평가해야 한다. 영국 사람들은 일반 콜라 브랜드 한 캔을 30펜스에 살 수 있지만, 코카콜라 브랜드를 60펜스를 내고 먹는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TV 등을 사려면 삼성을 산다. 그게 바로 프리미엄 브랜드다. 삼성은 이미 사람들에게 '소유의 값어치'를 일깨워준 회사라는 점에서 노키아 같은 회사가 차별화된다. 망가지기 일쑤인 휴대폰을 만든 노키아와 삼성을 비교할 수 없다. 삼성의 실적은 시간이 지나가면 회복할 것이라 믿는다. 전반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을 유망하다고 본다.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 리스크가 있지만 삼성 등 상장된 상위 회사 브랜드만 보면 엄청난 선진국이다."
―혼돈의 시대에 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면.
"3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먼저 과거와 달리 얼마나 더 벌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잃을 수 있느냐를 먼저 정확히 계산하는 게 중요하다. 또 투자에선 너무 옳을 필요가 없으며 잘못된 결정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투자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마음이 편해지고 유연해진다. 둘째, 시장의 음모론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수많은 투자자가 일본 주식시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거액의 투자금을 매도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하지만, 그건 200개 이유 중 하나다. 투자 시장엔 너무나 많은 의혹과 음모가 있는데 결국 믿어야 할 것은 당신의 결정이다. 마지막은 시장에 변동성이 심해지면 매도보다는 매수할 타이밍에 가깝다. 시장이 더 추락한다고 생각하면서 매도하는 것보다 그냥 보유하거나 추가 매수하는 게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때가 많다."
"멀티 에셋(multi asset) 투자를 권한다. 에컨대 300개 이상의 주식 종목, 700개의 채권 종목, 부동산과 외환 등 매우 다양한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 말이다. 지난 15년간은 한 자산에 '올인' 투자해 큰 수익률을 거둔 시기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굉장히 다양한 투자처에 골고루 오랫동안 분산 투자해야만 살아남는다. 3개월, 6개월 주기로 투자를 하고 있다면 당장 그만두길 권한다."
―한국의 삼성전자, 투자처로 여전히 유망한가?
"삼성을 다른 테크놀로지 기업의 잣대로 평가하면 안 된다. 코카콜라처럼 평가해야 한다. 영국 사람들은 일반 콜라 브랜드 한 캔을 30펜스에 살 수 있지만, 코카콜라 브랜드를 60펜스를 내고 먹는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TV 등을 사려면 삼성을 산다. 그게 바로 프리미엄 브랜드다. 삼성은 이미 사람들에게 '소유의 값어치'를 일깨워준 회사라는 점에서 노키아 같은 회사가 차별화된다. 망가지기 일쑤인 휴대폰을 만든 노키아와 삼성을 비교할 수 없다. 삼성의 실적은 시간이 지나가면 회복할 것이라 믿는다. 전반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을 유망하다고 본다.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 리스크가 있지만 삼성 등 상장된 상위 회사 브랜드만 보면 엄청난 선진국이다."
―혼돈의 시대에 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면.
"3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먼저 과거와 달리 얼마나 더 벌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잃을 수 있느냐를 먼저 정확히 계산하는 게 중요하다. 또 투자에선 너무 옳을 필요가 없으며 잘못된 결정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투자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마음이 편해지고 유연해진다. 둘째, 시장의 음모론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수많은 투자자가 일본 주식시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거액의 투자금을 매도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하지만, 그건 200개 이유 중 하나다. 투자 시장엔 너무나 많은 의혹과 음모가 있는데 결국 믿어야 할 것은 당신의 결정이다. 마지막은 시장에 변동성이 심해지면 매도보다는 매수할 타이밍에 가깝다. 시장이 더 추락한다고 생각하면서 매도하는 것보다 그냥 보유하거나 추가 매수하는 게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