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쓰레기 매립지가 테마파크로 변신, 동북아 최고의 관광 메카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인천 서구에 자리한 수도권매립지에 들어서게 될 글로벌 테마파크에 대해 알아보고 이로 인한 경제 파급 효과를 짚어본다.
스웨덴 함마르비는 산업화로 인한 교통량 증가와 폐기물 문제로 환경오염이 심각했지만 친환경 도시 개발 이후 세계인이 즐겨 찾는 녹색 수변도시로 성장했다. 기피시설이었던 오스트리아 슈피텔라우 소각장은 지역 주민들의 협조와 세계적인 건축가 훈데르트바서의 손길을 거쳐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이자 랜드마크가 되었다. 괴팅겐 대학과 손잡고 바이오에너지 마을로 변신한 독일 윤데 마을은 이제 열병합 발전으로 인한 수익은 물론 매년 수천 명에 이르는 관광객으로 인해 관광 수익까지 함께 올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환경오염이 심각했거나, 지역 주민의 반대에 시달리던 기피시설이었거나, 이름 없는 가난한 지역이었지만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시킨 성공 사례들이다.
쓰레기 매립장에서 꿈의 공원으로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서울의 난지도는 난지캠핑장과 월드컵공원으로 바뀌어 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쉼터가 되었다. 인천 지역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매립지인 수도권매립지 역시 마찬가지. 한동안 ‘쓰레기 매립장’으로서 혐오시설로 인식되었지만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udokwon Landfill Site Management Corp.이하 SL공사)의 꾸준한 노력 아래 환경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연탄재 야적장이었던 녹색바이오단지는 지금은 야생초화원, 생태 연못, 습지생태원 등이 조성된 환경생태공원이 되었다. 매년 가을마다 국화축제도 열리는데, 11회째를 맞는 올해 국화축제엔 무려 220만 명의 시민이 다녀갔다. 특히 최근에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맞춰 개장한 드림파크 수영장과 승마장이 추가돼 체육공원의 기능도 갖추게 되었다. 한편, 지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약 9년에 걸쳐 6500만 톤의 쓰레기를 매립한 제1매립장 부지에는 친환경 골프장을 조성했다. 지난해 10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개장한 드림파크 골프장은 접근성이 뛰어나고 이용 요금이 저렴해 현재 골프 마니아들 사이에서 ‘꿈의 골프장’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SL공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매립지에 유라시아 대륙 최대 규모의 글로벌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드림파크’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드림파크에는 최신 어뮤즈먼트 시설은 물론 워터파크, 백화점, 몰, 리조트, 복합상업단지 등이 조성될 예정이며, 인천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내 관광 및 서비스 산업을 견인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SL공사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9월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옥스퍼드 팰리스 호텔에서 외국인 투자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공사의 송재용 사장, 외국인 투자자 대표사인 비즈포스트 디벨로프먼트(Bizpost Development)사의 스테판 허 회장(PDI 회장 겸직), 비전메이커(Visionmaker) 존 코라 회장, 비즈포스트 그룹의 존 킴 회장 등 컨소시엄 대표들이 참석해 수도권매립지 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할 것을 합의했다. 총 사업비는 5조 1천억원이 예상되며 이 중 53%에 달하는 2조 7천억원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는 콘텐츠만 도입하고 값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는 방식과 차별화되어 주목받고 있다.
서울에서 1시간, 중국·일본·러시아까지 아우르는 최고의 입지
그렇다면 과연 수도권매립지가 투자 지역으로서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일단 업계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다. 이 사업에 뛰어든 엠지엠 리조트(MGM Resorts International)는 엔터테인먼트 호텔 업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회사다. 디스커버리 콘텐츠를 보유한 비전메이커, 글로벌 디자인 회사 피디아이 역시 마찬가지. 업계에서는 “이처럼 쟁쟁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이유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시장까지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한다. 수도권 매립지는 동북아 최고의 입지로서, 2개의 국제공항과 3개의 철도, 3개의 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가 탄탄하다. 수도권 2500만 시민이 한 시간 내에 접근할 수 있는 거리일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의 15억 인구가 4시간 내에 찾아올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친환경적 조경, 골프장, 수영장 등의 각종 시설과 전기, 수도, 유무선 통신망 등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는 점 또한 커다란 메리트다.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국내외 관광객은 연간 120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적 파급효과는 16조 5천억원, 연간고용인원은 2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L공사는 테마파크 조성이 과거 냄새와 비산먼지로 고생한 매립지 인근 주민에게도 뒤늦게나마 희생에 대한 보답의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L공사 송재용 사장은 “테마파크 협약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가 가능한 글로벌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해 수도권매립지에 사이언스 &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에너지·경제, 그리고 환경이 함께 어우러진 세계 최고의 융·복합시설을 만들어 대한민국 ‘창조 경제’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매립지 글로벌 테마파크가 세계 최고의 관광 명소가 되어, 모두가 윈-윈하는 상생공영의 모범사례가 되기를 응원해본다.
1. 막대한 고용창출 효과
초기 건설 시기에는 건설 인력에 대한 고용이 일어날 것이고 테마파크 개장 이후에는 서비스 인력에 대한 고용 창출 효과가 높다. SL공사는 정규직원 1600명, 아르바이트 4700명 등 일일 63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어, 연간 2300만 명의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자체 세수 증가
일단 글로벌 규모의 테마파크가 들어섬으로써 매년 1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16조 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취득세 1천4백50억원과 매년 80억원의 재산세가 발생하여 인천시의 재정 건전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에버랜드의 경우 매년 용인시 지방세의 2%에 달하는 약 50억원을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지역 이미지 향상
산업별 지역개발 프로젝트의 형태별 효과를 비교 평가하면, 테마파크에 의한 지역개발이 공장 유치보다 지역 이미지 향상과 이용객 소비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효과가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관광객이 늘어나면 그만큼 소비가 많이 발생할 것이고, 이로 인해 쇼핑몰, 레스토랑, 숙박업 등 관련 산업이 성장해 특히 산업단지가 많은 인천시의 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진 사례를 살펴보면, 도쿄 인근의 작은 어촌이었던 우라야스 시는 1983년 이전에는 일본 6천여 시·읍·면에서 가장 못 사는 마을 중 하나였다. 그러나 도쿄 디즈니랜드 유치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은 인구 약 14만 명의 위성도시로 성장했으며, 전국 상위 5위권 내에 들어가는 부자 마을이 됐다.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역시 월트디즈니와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을 잇달아 유치하면서 오렌지밭과 늪지대뿐이던 농촌 소도시에서 인구 약 180만 명의 국제 관광도시로 발전했다.
4. 건설경기 부양 및 부동산 가치 상승
앞서 말했듯이 개발 단계에서 건설 경기 부양 효과가 있고, 주변 지역이 계속해서 발전하며 2차 건설 부양으로 이어지게 된다. 에버랜드의 경우 인근 숙박업소 분포가 반경 10km를 넘어서고 있고, 유동 인구 증가로 식음시설 등 상권 활성화 효과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며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