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미, 여성영화인상 공로상

"열일곱에 데뷔해 올해 일흔다섯이 됐습니다. 여성 영화인들이 만든 축제에서 이런 상을 받게 되니 더욱 가슴 설레고 감사합니다."

오늘(4일) 열리는 '2014 여성영화인축제'에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공로상을 받게 된 원로 배우 김지미〈사진〉는 "그동안 영화계에 머물러온 세월이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대표 채윤희)의 여성영화인상 선정위원회는 3일 "김지미씨는 여성, 배우, 영화인으로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아름다운 분"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지미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이어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며, 국내 지인이 대신 수상한다. 김씨는 미리 보낸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과거가 있어 오늘과 미래가 있는 것"이라며 "저처럼 많은 후배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어떤 분야에서든 최선을 다해 영화 발전에 정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 "여성 영화인들이 이런 큰 모임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는 것을 보면 우리 한국 영화는 앞으로도 희망이 있다"고 했다.

김씨는 '스크린의 요정',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린 당대의 명배우였다. 1958년작 '별아 내 가슴에'(감독 홍성기)의 주연으로 당대 최고 여배우가 됐고,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1985), '티켓'(1986)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동시대 또래 여배우들이 은퇴한 뒤에도 활발히 작품 활동을 했으며, 기획·제작자, 영화진흥위원 등으로도 활약했다.

시상식은 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소격동 씨네코드 선재에서 열린다.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은 영화 '카트'의 주연 염정아, 배우상은 '한공주' 주연 천우희가 받는다. 연출·시나리오상은 '도희야'의 정주리 감독, 제작·프로듀서상은 '수상한 그녀'의 임지영 프로듀서, 단편·다큐멘터리상은 '자, 이제 댄스타임'의 조세영 감독, 기술상은 '끝까지 간다' 등의 오소라 사운드 디자이너, 홍보마케팅상은 '수상한 그녀' 등의 영화 마케팅사 '흥미진진'이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