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몰랐던 우리 영웅들, 열심히 찾아내 알려야죠

"전쟁 영웅이자 인도주의자인 김영옥(1919~2005) 대령처럼 잊힌 우리의 위인을 찾아내 청년들에게 알려가야지요. 세계로 흩어진 우리 동포가 750만명이나 됩니다. 남·북한 인구의 10%죠. 그런데 이들의 역사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요. 고국인 한국은 물론, 그 나라와 세계사에 기여한 인물이 찾으면 꽤 많을 겁니다."

재미교포 언론인 한우성(57)씨가 국가보훈처가 주는 올해의 '보훈문화상' 개인부문 유일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영옥 대령을 비롯해 임시정부 최초의 비행장교인 박희성(1896~1937) 등 잊힐 뻔한 영웅들의 사료(史料)를 발굴해 알려온 공로다. 시상식은 26일 열린다.

재미교포 2세인 김영옥 대령은 2차대전과 6·25전쟁의 영웅이다. 1944년 이탈리아 로마 해방에 큰 공을 세워 프랑스 최고 훈장(레지옹 도뇌르)과 이탈리아 최고 무공훈장을 받았다. 그는 6·25가 발발하자 모국을 위해 재입대, 대대장으로 맹활약했다. 그 와중에 고아원을 만들어 수백명의 전쟁고아를 돌봤고, 미국에 돌아가서도 사회사업가로 활동했다. LA 교육 당국은 2009년 개교한 학교를 '김영옥 중학교'로 명명하기도 했다.

1987년 미국으로 간 한우성씨는 미주한국일보 등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한국기자상과 AP통신기자상 등을 받았다. "김영옥 대령이 '살아있는 전쟁 영웅'으로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는데도 정작 한국에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어요. 그분이 살아계실 때 백 번도 넘게 만나 인터뷰했지요." 이런 노력의 결과가 재작년 발간된, 600쪽에 이르는 김영욱 전기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에 상세히 담겼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김영옥은 2011년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서에 소개되기에 이른다. 이 밖에 한씨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동원에 직접 개입했음을 입증하는 사료를 찾아내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젊은이에게 김영옥 대령을 알리는 교육문화단체의 결성도 주도했다. 지난 6일 창립총회를 가진 '김영옥 평화센터'(이사장 이영만)다. 정진성 서울대 교수, 김기정 연세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청소년 강연과 독후감 경연대회 등을 통해 김영옥의 나라 사랑과 인도주의 정신을 전하는 게 이 단체의 목적이다. 신임 장교들에게 김영옥 대령의 리더십도 가르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