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배당·주총 많은 이때… '貸借잔액' 급감 종목을 보라

연말이 되면 주식 투자자들은 한번쯤 생각해보는 투자 전략이 있다. '대차잔액'을 활용한 투자 전략이다.

대차잔액이란 주식을 빌린 뒤 다시 돌려주지 않은 물량이다. 보통 대차잔액은 일단 주식을 빌려 판 다음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갚는 '공매도'에 주로 활용되는데, 올해 롱숏 전략(long-short·주가 상승 예상 종목은 매수하고 하락 예상 종목은 공매도)을 사용하는 펀드가 많이 나오면서 대차잔액이 크게 불어났었다.

한데 매년 12월은 빌려준 주식의 상환 요청이 많아지는 달이다. 배당을 받거나 주주총회에서 주주 권리를 행사하려면 연말에 주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빌렸던 주식을 돌려주려면 주식시장에서 해당 주식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일이 많다. 결과적으로 대차잔액 비율이 급격히 줄어드는(주식을 다시 상환하는 움직임이 크게 일어나는) 종목의 주가가 오르는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12월 대차잔액 감소세… 10년 평균 감소율 20% 넘어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대차 거래 총잔액은 46조6639억원으로 지난달 말 49조8366억원보다 3조1727억원(6.4%) 줄었다. 대차 거래 잔액 주식 수 역시 17억4358만주로 3469만주 감소했다. 이는 지난 11월 24일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특히 12월 11일 이후 감소세가 가파르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대차잔액 물량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상환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과거 사례를 봐도 비슷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과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04~ 2013년)의 12월 중순 이후 대차잔액의 평균 감소율은 20.86%에 이른다. 12월 둘째 주 금요일을 기점으로 마지막 2주간 급격히 대차잔액이 줄어든 것이다.

◇대차잔액 줄어든 종목 12월 상승률 좋아

주목할 만한 것은 대차잔액이 급격히 줄어든 종목 중 주가가 오르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이다. 빌렸던 주식을 갚기 위한 매수 주문이 집중되기 때문인데, 대부분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대차잔액이 많이 줄어든 종목 상위 20%의 연말 주가 상승률은 최근 10년 중 8번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범위를 좁히면 해당 종목의 상승률은 더 높아진다. 최근 5년간 12월 중순 이후 연말까지 대차잔액이 20%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높았던 종목들은 일반 대차 감소 상위 종목들보다 코스피지수를 더 크게 앞질렀다. 김솔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험상 12월 중순(15일) 이후부터 대차 주식 상환이 빠르게 일어날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역시 연말 대차잔액 감소 종목이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지표도 함께 살피는 게 유리

증권 전문가들은 대차잔액과 함께 실적 전망이나 기관 순매수 등 다른 지표도 살펴 보라고 조언한다. 대차잔액만 가지고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보다는 다른 지표를 같이 체크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증권은 대차잔액 감소 종목 중 2015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삼성중공업·LG디스플레이·GS건설·호텔신라·삼성테크윈 등을 꼽았다. KB투자증권은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종목 중 대차잔액 감소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한전KPS·대우조선해양·한화케미칼·S-Oil·현대산업·GS 등을 제시했고, 하나대투증권은 대차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 중에서 기관 순매수가 유입되고 있는 코스맥스·동국제강·NHN엔터테인먼트·하이트진로·파트론·코라오홀딩스 등을 추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직전 한 달간 주가 하락 폭이 컸던 종목 중 대차잔액 비중이 높은 현대위아·파라다이스·OCI·현대상선·현대미포조선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