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株 롤러코스터… 화장품株는 매력 더 커져

올 한 해 동안 가장 주식시장을 달군 테마주는 '후강퉁'과 '화장품', '에볼라' 관련주로 나타났다. 이 테마주들은 올해 주가가 최고점에서 하락 반전하기까지 저점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한 해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보니, 대부분 테마주들의 운명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기 이슈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이슈가 잠잠해지거나 특정 테마와 관련이 없다고 알려지는 종목들이 나오면 서서히 떨어지면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올해 급등한 새로운 주요 테마주, 후강퉁·화장품·에볼라

주가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후강퉁 테마주는 최근 두 달 동안 급등하며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테마주였다. 상하이와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종목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가 지난 11월 시행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 중국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가파르게 올라 지난 8일 3000을 돌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같은 중국 기업인 만큼 현지에서 평가하는 기업 가치가 높아지면 한국에서도 주가가 올라야 한다는 논리가 작용한 것이다.

완리의 올해 최저가 대비 최고가 상승률은 282%에 달했다. 이스트아시아홀딩스·차이나하오란은 222%, 217% 수준이었다.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의 한국 방문이 늘면서 화장품 업체도 주목을 받았다. 작년 말 99만원을 기록했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올 들어 155% 상승했다. 한 주당 200만원을 넘어서면서 이른바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코리아나·아모레G·한국콜마도 100% 넘게 올랐다.

지난 8월부터 약 3개월간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는 소식에 바이오 관련주도 급등했다. 오리엔트바이오·케이엠·바이오니아가 바이오 관련주로 묶였고 정액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소식에 콘돔 제조회사인 유니더스도 관련주에 이름을 올렸다.

◇비트코인·정치인 관련주는 작년에 이어 단골 테마주에 이름 올려

단골 테마주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식시장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상승세를 기록했다. 제이씨현시스템·SGA·매커스·이루온이 눈길을 끌었다. 매커스는 비트코인 채굴용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로, 제이씨현시스템은 보안 솔루션 서비스 업체로 알려졌다. 블룸버그가 비트코인 시세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나 미국 카지노가 비트코인을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이 발표될 때마다 정치인 테마주가 들끓었다는 점도 같았다. 정치인 테마주의 경우 실적과 전혀 관계가 없이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증시의 후진성을 대변하는 사례로 거론된다.

지난 7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여권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기록하자 엔케이·현대상선이 테마주로 분류됐다. 김 대표는 엔케이 대표와 사돈지간이고, 현대상선의 현정은 회장의 외삼촌으로 알려졌다. 3개월 뒤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기록하며 반기문 테마주가 생겼다. 반 총장과 지연, 학연 등 인맥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종목으로는 한창·씨씨에스·피에스엠씨가 있었다.

◇주가 급등락 심해… 원금 절반 손실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일부 테마주에 대해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보다 단기 이슈에 주가가 반응하는 일이 많다며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도 지난 16일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에는 연일 미끄러지고 있다.

중국원양자원은 17일부터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22일에도 13% 넘게 하락했다. 1만3000원을 바라보던 주가는 7000원까지 떨어졌다. 국내 기업 중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와 관련한 기업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유니더스는 지난 24일까지 고점 대비 46% 하락했다.

김남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부 종목이 급등하면서 매수세가 지나치게 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