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텔, HP, 코카콜라의 커뮤니케이션 코치 카민 갤로
세계 최정상 기업 CEO들의 커뮤니케이션 코치 카민 갤로가 최다 조회수 기록의 TED 명강연 500여 편을 정밀분석하여 그 성공 비법을 공개한 《어떻게 말할 것인가(Talk Like TED)》를 펴내 화제다. 이 책은 지난 2010년 스티브 잡스의 30년 프레젠테이션 노하우를 집약해 베스트셀러가 된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의 ‘TED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에서 스티브 잡스라는 프레젠테이션 대가의 기술을 배웠다면, 이 책에서는 TED 강연을 통해 검증된 다른 대가들의 말하기 비결을 전수받을 수 있다.
TED는 세계 최대의 지식 나눔 행사로 ‘널리 알릴 가치가 있는 생각(Ideas worth spreading)’을 최대한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1984년 시작된 이후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 인사들을 비롯하여 평범한 사람들까지 수많은 강연자들이 TED 무대에 섰다. 스티브 잡스의 ‘죽기 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빌 게이츠의 ‘모기, 말라리아, 그리고 교육’, 수전 케인의 ‘내성적인 사람의 힘’, 켄 로빈슨의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 등은 유익한 콘텐츠와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으로 단 18분 만에 전 세계 수억 명을 감동시키고 행동에 변화를 이끌어냈다. TED를 가리켜 ‘세상을 바꾸는 18분의 기적’이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TED 강연자들은 처음부터 타고난 프레젠터였을까? 이 책에서 갤로는 “그렇지 않다!”라고 단언하며 TED 명강연에 숨겨진 비밀을 낱낱이 파헤친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이론, 인지과학, 심리학, 디자인 등 다양한 분석 툴을 동원하여 TED 명강연의 노하우를 밝혀내고, 프레젠테이션을 인상적인 경험으로 만드는 최적의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철저한 분석 연구 및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거쳐 TED 명강연의 대화 기술 뒤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기존의 ‘TED 프레젠테이션 따라잡기 책’과 크게 차별화된다.
최고의 프레젠터들이 사용한 소통과 설득의 필살기 대공개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서 카민 갤로는 세상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TED 말하기의 비밀’을 크게 ‘가슴에 와 닿는다’, ‘새롭고 색다르다’, ‘기억에 남는다’라는 세 가지 문장으로 압축한 뒤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슴에 와 닿는다’라는 키워드에 대해서는 위대한 강연은 머리를 깨고 가슴을 울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을 전할 때 ‘가슴’ 부분을 잊는다라고 말한다. 자기 열정의 진정한 근원을 파악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열정이 말하기 기술을 익히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것이다. 에이미 멀린스의 ‘역경의 기회’라는 TED 강연을 예로 들어보자. 종아리뼈 없이 태어나 두 다리를 절단했지만 스스로 장애인이기를 거부하고 육상선수이자 영화배우로 거듭난 그녀의 열정은 청중을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새롭고 색다르다’라는 키워드는 신경과학자들을 예로 들어 새로움과 색다름이야말로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유튜브의 트렌드 매니저 케빈 앨로카는 한 TED 강연에서 “요즘은 매 분마다 이틀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 되기에 정말 특별하고 독창적인 것만이 눈에 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빌 게이츠는 ‘모기, 말라리아, 그리고 교육’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가난한 사람들만 감염될 이유는 없다”며 청중을 향해 모기를 풀어놓음으로써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최빈국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유도하는 데 대성공했다. 독창적인 무대를 기획해 청중을 관심을 제대로 ‘낚은’ 것이다.
또 TED 역사상 가장 많은 조회수(2,800만 건)를 기록한 주인공 켄 로빈슨은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라는 강연에서 오래된 문제를 새롭게 다뤘다. 그가 제기한 문제는 ‘아이들을 어떻게 더 잘 가르칠 것인가’였고, 새롭고 색다른 방법은 바로 ‘유머’였다. 그는 일화와 이야기, 유머를 기막힌 솜씨로 엮어 미국의 교육제도는 수험생 위주이며 창의성과 도전 정신, 혁신을 억누른다는 주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가슴에 와 닿는다’라는 키워드에서는 ‘언제 어떻게 유머를 사용해야 하는가?’ ‘우스갯소리를 입에 담지 않고도 재미있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갤로에 따르면 유머는 매번 특별해야 하며, 화자 개개인의 개성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억에 남는다’라는 키워드는 아무리 기막힌 발상을 전해주었다고 해도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라고 얘기한다. 따라서 TED의 18분이라는 강연 시간이 왜 요점을 전달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지 알아본다. 휴대용 정수기를 발명한 마이클 프리처드는 2009년 자신의 발명품을 들고 TED 무대에 올랐다. ‘휴대용 정수기의 발명’이라는 제목의 강연은 넝마를 입은 소년이 더러운 물을 바가지로 퍼 담는 사진으로 시작해, 하수도 물과 토끼 똥 등이 범벅된 물을 휴대용 정수기로 깨끗하게 만들고, 그 물을 직접 마시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강연은 300만 명 이상에게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단순히 말만 하는 것보다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등 감각을 하나 이상 자극하면 청중은 강연 내용을 훨씬 더 잘 기억한다는 것이다.
인생과 일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TED처럼 말하라!
오늘날 전 세계인들은 TED닷컴과 유튜브, 그리고 수많은 블로그의 ‘퍼옴’ 영상을 통해 TED 강연을 본다. 자연히 TED 강연 방식도 대중문화 전반에 널리 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여서 지식경제부는 ‘한국판 TED’를 표방한 ‘테크플러스포럼’을 개최하며, 일부 대학이나 시민단체들은 자체적인 브랜드로 행사를 열고 있다. TED 형식의 TV 강연 프로그램도 심심치 않게 방영된다.
여기서 우리는 TED의 강연 내용뿐만 아니라 강연 방식과 강연자의 말하기 비법까지 큰 주목을 받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은 지식인이나 유명 인사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소신을 가지고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과 자신의 생각을 널리 알리는 시대다. 예부터 의사 전달에서 평균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소통 능력이 뛰어났던 링컨, 처칠, 케네디, 킹, 레이건 등은 지금까지도 그들의 성(姓)으로 기억되고 존경받는다. 인터넷과 SNS로 지구촌이 긴밀하게 연결된 현재는 더욱더 말하는 능력이 성공과 직결된다. 특히 비즈니스 세계에서 의사소통을 잘하지 못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이 책은 뛰어난 TED 강연자들에게는 공통된 말하기 방식이 있으며, 이는 그들만의 전매특허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의사소통, 설득, 강연과 연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는 이들에게 TED닷컴은 금광이나 다름없다. 《어떻게 말할 것인가》는 독자들에게 TED라는 금광에서 황금을 캘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그 사용법을 알려줄 것이다. TED처럼 말하기가 가능하다면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잠재력이 평가 절하될 이유는 없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이 책을 가리켜 “타인과의 소통에서 성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유용할 책”이라고 상찬했고, 미국의 경제지 〈석세스〉는 “성공은 결국 자신의 생각과 제안을 얼마나 잘 말하느냐에 달렸다. (이 책을 읽고) 전문가처럼 말하는 방법을 배워라”라며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강연자들의 비법을 손에 넣게 해주는 책의 가치를 높이 샀다. 비단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뿐만 아니라 우리는 매일 갖가지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오해 없이 잘 전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어떻게 말해야 할 것인가》는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힘을 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