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의 18살, 더할 나위 없었다

18세의 겨울, 여러분은 어떤 기억을 갖고 계시나요? 고3 수험생이 되기 전 최후의 자유를 만끽한 분들도 계실 테고, 엄마의 색조 화장품을 몰래 발라보거나 호프집 등 금기시 되던 구역을 기웃거린 분들도 계실 겁니다. 18살의 보편적인 겨울 기억은 이렇습니다. 그렇다면 11살 때부터 뉴질랜드 아마추어 메이저대회를 평정하고, 17살에 프로로 전향, 일 년 만에 미국 여자프로골프 최연소 신인상을 수상한 골프천재 리디아 고! 그녀의 18세 겨울 풍경은 어땠을까요? 지난해 12월 한국을 방문한 리디아 고를 만나봤습니다.

채널C : 리디아, 반갑습니다! 2014년 마지막 달에 2014년을 가장 화려하게 보낸 주인공과 함께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리디아 고 : 기뻐해주시는 팬 분들이 계시다는 게 더 영광이죠. 기대 이상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14년은 그 동안 아낌없이 저를 지원해준 가족들, 격려해주신 팬들이 제게 준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내년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느껴지지만,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라는 의미로 18살에 특별히 내려진 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죠. 감사합니다.

채널C : 골프계에서는 ‘2014=리디아 고’라는 공식이 성립됐습니다. LPGA투어 최연소 5승 달성에 미국여자프로골프 최연소 신인상 수상, 지난 11월 시즌 최종전에서는 100만 달러의 상금 획득까지 이룩했는데, 2014을 자평해본다면 어떤가요?

리디아 고 :  많이 배운 해였습니다. 다양한 포지션을 통해 세 번의 우승컵을 쥐는가 하면 2,3등을 할 때도 있었지만 아쉽지 않았습니다. 모든 투어가 소중한 배움이고 경험이었어요. 특히 LPGA 투어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프로 전향 후 처음 연장전을 치렀습니다. 특히 4차전을 치른 건 모든 대회를 통틀어 처음이었어요.


라이벌? 모두가 경험많은 선배님

채널C : 그렇다면 리디아에게 2014년 최고의 임팩트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라 할 수 있겠군요.

리디아 고 : 네, 지금도 연장전에 돌입하며 들었던 생각, 필드 위에서의 긴장감이 생생히 떠오를 정도예요. 사실 3차 연장전 때 버디 퍼트가 생각보다 짧아서 질 거라고 예상했거든요.(웃음) 시즌 최종전 우승컵도 기쁜데,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챔피언인) 시즌 1위에도 올라서 상금 100만 달러를 받았어요. 경기 전 백만 달러가 든 박스를 보고 ‘저렇게 돈이 많을 수도 있구나’ 생각했는데 그것을 제가 가져갈 거라곤 전혀 생각 못했거든요.(웃음)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두 개나 든 것도 진귀한 경험이었고, 10년이 지나도 그 순간의 임팩트는 생생할 것 같아요.

채널 C : 투어 성적뿐만 아니라 올해 많은 선수들이 리디아를 라이벌로 또 꼭 한 번 승부해보고 싶은 선수로 꼽았습니다. 리디아가 생각하는 라이벌 선수가 누군지 궁금한데요.

리디아 고 : 제가 누구 한 사람을 라이벌이라고 지목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LPGA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거든요. 저는 투어 마지막 날에도 제 플레이에만 집중해요. 저도 그렇고 상대 선수도 컨디션이 나쁘면 (볼을) 잘 못 칠 때도 있거든요. 누군가를 라이벌로 의식하기보다는 저보다 경험도 많고, 배울 것도 많은 선배님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적응하기 쉬운 것이 캘러웨이 클럽의 가장 큰 장점

채널C : 리디아의 투어에는 팬 분들뿐만 아니라 우리 캘러웨이 클럽과 오디세이 퍼터도 함께했는데요, 객관적으로 평가를 내려본다면 어떤가요?

리디아 고 : 냉정하게요?(웃음) 정말 좋아요. 스폰서라는 걸 떠나서 저와 정말 잘 맞는 클럽 같아요. 이번에 드라이버는 X2 Hot Pro로 퍼터는 Odyssey Tank Cruiser 330 Mallet로 바꿨는데, 첫 시합에 출전하기 전에 새로 바꾼 오디세이 퍼터를 들고 갔거든요. 적응기간이 짧은 편이었는데도 클럽에 빨리 익숙해졌고 다루기 편했습니다. 적응하기 쉽도록 잘 맞춰진 클럽이라는 점이 캘러웨이와 오디세이 용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런닝맨,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파

채널C : 질문 분위기를 바꿔볼까요? 올 크리스마스는 한국에서 보냈다고 들었는데 어땠나요?

리디아 고 : 이브 날 개그콘서트 녹화장에 갔어요. 게스트로 출연한 건 아니고 방청석에 앉아서 개그콘서트를 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녹화가 끝나고 개그맨들이랑 함께 사진도 찍었어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연예인을 한 장소에서 본 건 처음이었어요. 제가 원래 연예인만 보면 얼어버리는데(웃음) 개그콘서트 개그맨 분들은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평소의 제 모습대로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

채널C : 예전에 미셸 위가 ‘X맨’에 나와서 연예인들이랑 같이 게임했는데, 리디아도 그런 예능 프로그램 출연 욕심이 있나요?

리디아 고 : 네! 출연 제의가 오면 기쁜 마음으로 나갈 것 같아요(웃음). 무한도전도 재밌게 시청하고 있고, 런닝맨도 요즘 꼬박꼬박 챙겨 봐요. 연예인분들도 좋지만 손연재 선수나 박태환 선수 같은 스포츠 선배들과도 같이 출연해서 게임 해보고 싶어요.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2015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입학, 대학생활은?

채널C : 내년에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신입생이 되는데,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감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리디아 고 : 우선 김효주 언니, 그리고 김연아 선수 같은 스포츠 선배님들이 계신 고려대에 입학하게 되어서 기쁘고요, 어릴 때부터 관심 있던 심리학을 공부하게 되어 기대가 커요. 저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들과의 소통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은 욕심이 컸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대상을 기쁘게 하고 도울 수 있을까 생각했거든요. 심리학을 공부해 저 자신을 포함해 사람을 심리학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돕고 싶습니다.

채널C : 심리학이 골프에도 도움을 줄까요?

리디아 고 : 골프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투어 내내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도 중요해요. 그래서 골프를 멘탈 스포츠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세요. 심리학을 통해 제 자신의 멘탈을 이해하고 단련하면 시합에서도 더 좋은 기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2015년의 활약이 궁금하다!

채널C :  지난해 유행한 광고 문구를 빌어 표현하자면 ‘단언컨대 2014년은 리디아의 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15년에는 어떤 활약을 보여주실 건가요?

리디아 고 : 2014년은 제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 표현해도 될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이 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겠다고 하면 부담될 것 같고요(웃음), 일관적인 플레이를 통해 현재 스코어를 사수(?)하고 싶어요.

채널C : 끝으로 리디아고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에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 늘 감사 드리고요, 10년, 20년이 지나도 골프선수 리디아로서 필드에서 인사 드릴 수 있도록 언제나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