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정원의 매력을 찾다

우리나라 겨울은 워낙 추워서 사람들의 외부활동이 적다. 하지만 긴 겨울 내내 집안에만 있을 수도 없고 가장 따뜻한 낮 시간을 이용하여 햇빛을 쬐며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것도 좋을 것이다. 추천할만한 외부활동은 가까운 정원, 수목원, 식물원 등을 산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겨울의 정원은 볼거리가 없다고 하지만 영국의 겨울정원들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겨울정원의 매력이 바로 이거구나’라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매력을 발견했다. 겨울의 정원에서 한두 시간의 산책 후 가든카페, 티룸에서 따뜻한 커피 또는 차 한잔을 즐기며 추위를 녹이면 세상 어느 것도 부럽지 않았다. 이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기 전, 그 즐거움을 배로 만들어주는 진정한 겨울 정원의 매력을 찾아보려고 한다.

초록의 향연

겨울정원의 가장 돋보이는 식물은 상록수일것이다. 일년내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다른 꽃, 잎에 묻혀 사람들의 눈을 빼앗지는 못했다. 하지만 겨울정원에서 상록수는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울에 유독 더 선명해 보이는 초록은 바람을 막아주기도 하고 정원의 싱그러움을 더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수피의 색

꽃과 잎은 없지만 형형의 색으로 겨울 정원에 메이크업을 하는 요소는 수피의 색이다. 우리나리에서 흔히 쓰이는 겨울정원의 대표 수피의 색은 흰말채나무이다. 겨울철 빨간 줄기를 드러내어 강렬한 색을 더해준다. 노랑말채나무는 노란수피의 색을 자랑한다. 수피의 색을 고려한 식재디자인은 겨울철 정원 방문객의 눈을 즐겁게 만들것이다.

그라스

겨울철 정원을 풍성하게 볼륨을 채워 줄수 있는 좋은 식재중 하나는 그라스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도 아름답고 부들부들한 느낌을 준다. 짱짱한 느낌의 상록수 옆에 심어주면 하늘하늘한 느낌과 대비가 되어 더욱 빛을 발한다.

겨울의 꽃

겨울에 피는 꽃이 참 고맙게도 존재하여 큰 즐거움을 준다. 영국에서 대표적인 겨울 꽃이라고 하면 스노우드롭, 스노우플레이크이다. 2월쯤, 영국에서는 스노우드롭 시즌에만 정원을 임시 오픈하여 관람객을 맞는 정원이 있을정도로 중요한 겨울꽃의 요소로 자리잡았다. 그밖에 헬레보러스, 동백, 다양한 상록수와 수피의 색, 그라스, 겨울에 피는 꽃을 이용한 겨울정원에서는 그만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봄 여, 름처럼 꽉 차게 화려하진 않아도 곳곳에 겨울정원을 즐길만한 충분한 요소가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하다. 식물의 종류가 외국처럼 다양하지 않더라도 위의 네 가지 요소들을 잘 버무려 식재디자인을 한다면 겨울에 꼭 가봐야 할 정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최지현 가든디자이너
자료제공 정원·원예 전문월간지 가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