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지름길] 해외직구땐 이걸로… '연회비·수수료 0원' 하나글로벌카드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직접구매(직구)가 새로운 쇼핑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일명 '직구 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구 시장은 지난해 2조원 규모를 돌파했고, 올해는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 직구는 배송비를 감안해도 국내에서 구입할 때보다 가격이 20~50% 저렴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직구는 일단 한 번 빠지면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어서 '개미지옥'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대다수 카드사는 2015년을 직구 카드의 원년(元年)으로 삼고, 직구족 마음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직구 카드는 해외에서 사용되고 외화로 결제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쓸 때는 잘 몰랐던, 숨어 있는 수수료가 적지 않다. 미화 1500불인 동일 상품을 두 개의 다른 카드로 동시에 결제하더라도 원화로 환산되어 청구되는 금액은 4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직구는 조금이라도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시도하는 것인데, 잘못 고른 카드 하나 때문에 전체 소비액이 늘어난다면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지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 과연 어떤 직구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유리한 걸까. 본지 재테크팀은 9개 카드사에 의뢰해 추천 직구 카드 1개씩 추천받아 비교했다. 평가에는 강지영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연구원, 김도성 '스마트 컨슈머를 사랑하는 사람들' 카페 운영대표, 어경석 삼정회계법인 금융사업본부 이사, 우용표 코칭&컴퍼니 대표(가나다순)가 참여했다.

◇하나 글로벌페이체크카드, 3무(無)로 1위

보통 직구 카드는 주력 카드로 쓰기보다는 보조 카드 개념으로 가입하는 경향이 강하다. 직구 카드는 각각 특성이 뚜렷해 우열을 가르기 어려웠지만, 전문가들은 보조 카드로 쓰면서 해외 직구 기능에 충실한 상품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일반적인 범용 카드에 해외 직구 서비스를 살짝 가미했거나 혹은 전월 실적 기준이 높아 혜택을 챙기기 어려운 경우는 좋게 평가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하나 글로벌페이체크카드가 10점 만점에 8.5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이 상품은 직구족 사이에 '3무(無) 카드'로 입소문이 나면서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통상 직구 카드는 해외 겸용 연회비, 국제카드 수수료, 해외 이용 수수료 등 3가지 비용을 내야 하는데, 이 카드는 수수료가 전혀 없는 0원 카드다. 예컨대 일반 카드로 해외 쇼핑몰에서 100만원짜리 물건을 사려면 해외 겸용 연회비로 5000원을 추가 부담하고, 국제카드 수수료·해외 수수료로 결제 금액의 약 2%(2만원)를 부담해야 하는데, 이 카드는 이런 부담이 제로(0)다. 또 카드 결제 금액이 청구될 때 환전 수수료를 50% 우대해주는 점도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전문가는 "달러로 해외에서 이용할 때 전월 실적 기준이 없으면서 실질 할인율이 2% 수준이어서 유리하다"면서 "단 달러로 결제하면 수수료가 없지만 그 이외 통화 결제 시 수수료가 1.4% 추가 발생하는 점은 옥에 티"라고 지적했다.

2위는 신한 스마트글로벌 카드가 차지했다. 전월 사용액 기준인 20만원만 넘기면 해외 이용액의 2%를 무제한 깎아준다는 것이 장점이다. 직구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국내 AS와 관련한 보상 보험(연 50만원 한도)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연회비가 1만5000원으로 비싼 편이어서 배송 대행업체 할인 쿠폰을 적절히 활용해야 유리하다. KB국민 마일리지 가온카드는 연회비가 2만원이지만 해외 이용 시 항공 마일리지를 두 배 적립해 주기 때문에 마일리지를 모으는 직구족에게 쓸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하위권 상품들은 도토리 키재기

4위에 오른 IBK의 참!좋은 글로벌체크카드는 개인 기준 연회비가 3000원이지만, 연 300만원 이상 쓰면 다음 해에 면제받을 수 있다. 아무 제한 없이 해외 이용 금액의 1.5%를 캐시백 받을 수 있어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이용할 때 편리하다. 현대카드 ZERO는 특화된 직구 전용 카드가 아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혜택은 많지 않지만, 대신 큰 금액을 쓰면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이 있다. 우리 에브리몰 카드는 국내외 쇼핑몰 합산 금액을 기준으로 최대 15%까지 할인받을 수 있지만 전월 실적이 높고, 건당 할인 한도도 5000원으로 정해져 있는 등 조건이 복잡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씨티클리어카드는 카드사 내에 마련된 해외 직구 전용 쇼핑몰을 통해 결제하면 최대 7%까지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는 했지만, 주요 쇼핑몰의 캐시백은 대개 2~3% 정도에 그쳐 점수가 깎였다. 롯데 캐시백플러스카드는 국제카드 수수료는 없지만 은련 브랜드로만 발급받아야 하고, 월 이용 금액이 최소 50만원은 넘어야 5% 캐시백을 받을 수 있어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삼성카드 3 V2는 해외 이용 시 포인트 적립률이 1%에 그쳐 직구가 주된 목적인 소비자의 경우 추가로 1만8000원의 연회비를 내고 발급받을 필요까진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해외이용시 '원화 결제'는 거절하세요]

직구 카드 이용자가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이 '원화 결제'다. 원화 결제를 하면 바로 카드에서 한국 돈이 빠져나가게 되니 유리할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외국에서 원화로 결제하면 수수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소비자가 원화로 결제한 금액을 비자·마스터 등의 국제 브랜드 카드사가 달러로 바꾸고, 다시 국내 카드사에 청구하는 과정에서 원화로 바꾸면서 수수료를 3~5% 정도 부과하기 때문이다. 해외에는 정품 사이트를 모방한 가짜 사이트가 많으니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물건이 올라와 있다고 해도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직구 카드를 이용하고 난 뒤엔 카드 정보를 저장해두지 말고 바로 삭제하고, 카드 도용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카드사에 연락해 카드를 재발급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