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가로등 불빛의 변신, 신년 무도회

나는 사진을 찍는다. 일상에서 사진 소재를 찾는다. 주변이 곧 촬영장인 셈이다. 집안에서건 산책길이건 내가 있는 곳은 늘 사진의 작품을 만드는 장소가 된다. 촬영방법도 일정하지 않다. 카메라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최대한 이용하려 노력한다. 사진을 찍지 않고 만드는 작업을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메시지를 담아가려 한다.

이번에는 가로등 불빛을 이용하여 색다른 형상을 만들어 보았다. 카메라 조리개가 열려 있는 동안은 피사체가 흔적을 남기며 담긴다는 카메라 기능을 활용하였다. 렌즈를 연 상태에서 카메라를 움직여 불빛의 흔적을 남김으로써 새로운 모습을 만들었다. 셔터 속도를 느리게, 즉 3초에서 10초 정도 느리게 설정하여 가로등을 중심에 놓고 카메라를 좌측에서 우측으로, 또는 반대 방향으로 서서히, 때로는 빠르게 돌린다. 때로는 상하, 좌우로 직선으로 움직였다.

우리의 삶도 때로는 피동적 사고나 행동에서 주도적으로 살아보는 변화도 필요하지 않을까?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임을 깨달아 간다. 남을 의식하여 보여주기 위한 삶에서 자신을 위한 진정한 일을 찾는 것이 어쩌면 가장 주요한 행복의 요소가 아닐까? 남의 시선에 흔들리는 삶에서 벗어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주도적 삶을 살아가야 한다. 나의 인생을 완성해가는 일이다.

흔들리지 않는 사진 촬영 기법에서 카메라 자체를 흔들고 돌려 내가 의도하는 모습을 만들었다. 어떠한 몸짓도 없이 종일을 꼿꼿하게 서 있는 전신주 가로등의 불빛이 화려한 형상으로 변신하였다. 첫 번째 사진처럼 화려한 무도회복으로 치장한 남녀가 어우러져 춤추는 모습이 연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