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빛을 갈구했다. 아슬아슬 아련한 작은 몸짓은 금세 무리 지어 길잡이가 된다. 어둠과 밝음은 실처럼 서로를 교차하며 하늘을 덮는다. 꿈꾸듯 불빛은 어느새 우리를 동화 속 한 장면에 가져다 놓는다. 알 수 없는 힘이 잡아 이끌듯 마력에 이끌려 발길을 멈춘다.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깊은 산골에서나 느낄 수 있다고 여겼던 빛의 오케스트라를 도심서 멀지 않은 곳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총천연색 조명을 통해 환상적인 옷을 갈아입은 축제 공간이 생겼기 때문. 마음 밑바닥 저 구석까지 따스하게 어루만져주는 3곳을 골랐다.
일산 호수공원 옆에 있어 서울 도심에서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원마운트 스노우파크'에 닿았다. 3월 1일까지 밤 10시까지인 야간 개장을 통해 '빛의 축제'를 하고 있다. 오후 5시 30분이면 지상 45m 높이의 거대한 풍차에 불이 켜지고, 100m 길이의 야외 슬라이드는 무지개색 빛의 터널로 변신한다. 원마운트 스노우파크는 눈과 얼음, 북유럽의 산타 마을을 콘셉트로 꾸며진 테마파크다. 오색 조명과 함께 일년 내내 흰 눈이 쏟아져 내리는 아이스레이크, 동력썰매 등을 타고 7개의 테마동굴을 질주할 수 있는 아이스로드, 산타하우스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산타빌리지, 여름에도 눈싸움할 수 있는 실내 눈썰매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마운트 스노우파크의 빛 축제.
건물 7층 높이에서 도심을 질주하는 듯한 '빛의 라이드'를 찾았다. 100m 길이의 야외 눈썰매에 무지갯빛의 터널을 씌우고, 아찔한 각도로 이동하는 루프가든 썰매를 라이팅쇼로 치장한 것이다. 원마운트 스노우파크 야간권(빛 축제 포함·오후 5시 이후 입장) 주중 성인 2만3000원, 주말 2만6000원. 멤버십 및 온라인가 등 각종 할인 혜택 적용 시 1만원대로 이용 가능. www.onemount.co.kr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유명해진 경기도 가평 '쁘띠프랑스'에서도 야간 별빛 축제인 '어린 왕자 별빛 축제'가 한창이다. 서울에서 약 한 시간 반 거리여서 당일치기로 구경하기에 어렵지 않다.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이 없을까 알아봤더니 경춘선을 탄 후 청평역이나 가평역에서 내려 가평관광지순환버스를 갈아타는 것이 가장 편했다. 가평관광지순환버스는 가평시내 관광지 어디서나 승·하차가 가능한 1일 이용권으로 금액은 5000원이다.
밤 8시까지 연장 운영하는데 해가 질 무렵인 오후 4~5시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 어둑해진 쪽빛 하늘 아래 파스텔톤의 건물과 은은한 불빛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 어딘가로 빨려 들어간 느낌이다. 아이들 세상일 줄 알았더니 어른들이 더 신난 표정. 동화 어린 왕자 속 소행성을 본떠 만든 빛 터널과 공중에 띄운 대형 별 조명은 아무렇게나 찍어도 작품으로 만들어준다.
오후 7시가 되면 깜짝 조명 쇼가 열리는데 드라마 '별그대'의 한장면처럼 '도민준 초능력 타임'이 마련돼 있다. 안내방송이 들리면 모든 조명이 일시에 꺼지고, '별그대' 속 환상적인 키스신 영상이 나온 뒤 불빛이 하나둘 차례대로 밝혀진다. 10분 남짓한 시간인데 주변에선 벌써 드라마 몇 편은 찍은 듯하다. 야간 개장은 2월 말까지. 쁘띠프랑스 이용료 성인 8000원, 소인 5000원. www.pfcamp.com (031)584-8200
전남 보성군 차밭 빛 축제.
전남 보성군 차밭과 율포솔밭해변도 화려한 빛의 옷을 입었다. 차밭의 봇재에서 다향각까지 200만개의 화려한 LED전구를 이용한 경관 조명, 화려한 은하수터널, 형형색색의 차밭 빛물결, 공룡을 이용한 포토존 등이 장관을 이룬다. 율포솔밭해변에는 낭만의 바다를 느끼며 사랑을 속삭일 수 있는 낭만의 거리, 사랑의 미로,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백조 50여 마리 빛의 행렬 등이 환상의 밤바다를 연출한다. 보성 차밭축제 입장료 무료. light.boseong.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