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은퇴 백서] 자녀 사교육비에 노후 준비 꿈도 못꿔… 경제적으로 가장 불행한 한국의 40代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40대가 느끼는 행복감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은 꼴찌를 기록했다.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대한민국 경제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40대, 이들이 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자녀 교육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초·중·고교생의 68.8%가 사교육을 받고 있고 지난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4만7000원에 달해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자신의 노후를 위해 저축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에게 이런 사랑과 지원을 받는 자녀들은 행복할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년째 꼴찌다. 자식을 최고로 키우겠다는 욕심이 오히려 자식 인생에 독으로 작용하는 ‘독친(毒親)’이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책임은 어디까지가 적절한 것일까? 미국은 대학 입학까지, 일본은 대학 졸업까지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대학 교육은 물론이고 결혼까지 책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자녀 1인당 드는 돈은 양육비와 교육비에다 결혼비용까지 더하면 약 3억2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40대는 노후 생계는 정부도 자식도 아닌 ‘본인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노년기에 경제적 생활을 자기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53%로 세계 21개국 중에서 가장 높았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정부가 앞으로 교육 시스템 개혁을 통해 실제로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그렇게 된다면 너도나도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쓰는 천문학적인 사교육비가 줄어들게 될 것이고, 동시에 다양성이 존중되는 성숙한 사회가 되어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40대는 직장이나 조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연륜으로 중간관리자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경영진을 보좌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대한민국 경제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40대가 행복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가 활력이 돌고 다른 연령대의 행복감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교육은 국가에서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나가길 기대한다. 교육비 부담으로 허리가 휘는 불행한 40대가 아닌, 화목한 가정을 이끌면서 노후를 준비하는 활력이 넘치는 40대가 되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