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삼성반도체 협력社 미소… "올해는 더 좋다"

글로벌 IT 업체 애플과 삼성전자의 성적표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애플의 주력 모델인 아이폰이 판매 호조를 기록하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이 개선되자 관련주가 오른 것이다. 단순히 관련주로 묶이면 너도나도 오르던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나 애플 관련주에 투자할 때는 떠오르는 사업 부문의 실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아이폰·삼성 반도체 관련주 부각

애플 디스플레이 패널용 칩을 공급하는 실리콘웍스는 올 들어 22.8% 올랐다. 같은 기간 애플 아이폰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인터플렉스가 16.6% 올랐고, 백라이트유닛(BLU)을 납품하는 이라이콤도 15.4% 상승했다. 아이폰용 케이스를 생산하는 슈피겐코리아,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 주가도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 반도체 관련주도 상승했다. 테크윙이 31.9%, OCI머티리얼즈가 26.8%, 솔브레인이 14.3% 올랐다.

애플 아이폰 판매 호조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 개선이 영향을 줬다. OCI머티리얼즈는 반도체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테크윙은 관련 반도체 후공정 투자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과거 애플이나 삼성전자 관련주로 묶이면 너나없이 오르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스마트폰 시장 재편… 반도체 선방

협력 업체들의 주가가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재편의 영향이 크다. 과거 애플과 삼성전자 양강(兩强) 구도에서 애플 '1강 체제'로 급속히 전환된 것이다. 28일 발표된 애플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이를 반영한다. 애플은 작년 4분기(10~12월)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7450만대를 기록했다고 27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아이폰6 판매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분기 순이익도 18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매출액 역시 746억달러를 기록, 크게 늘었다.

29일 발표된 삼성전자 실적도 회복되는 추세였다. 스마트폰 부문 부진에도 반도체 부문 실적이 개선되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 52조7300억원, 영업이익 5조2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부품(DS) 부문 실적이 3조1300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올해 실적 전망도 좋아

아이폰과 삼성전자 반도체 관련주들의 실적은 올해도 좋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우선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대형 디스플레이를 채택, 그동안 4.5인치 이상 수요를 독식하던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 일부를 빼앗아 오고 있다. 중국에서도 아이폰 판매량 성장세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애플 신제품 라인업 확장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애플은 올해 2분기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 12.2인치 맥북 등을 신규 판매할 예정인데 이에 따라 실리콘웍스, LG이노텍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애플워치 출하량이 올해 2000만대, 2016년 4000만대에 이를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애플 신제품인 애플워치, 12.2인치 맥북, 12.9인치 아이패드와 관련, 모바일원칩 등을 공급하고 있는 실리콘웍스의 실적 개선세가 예상된다"며 "아이폰 판매량 증가에 따라 카메라모듈을 과점 공급하고 있는 LG이노텍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이익 역시 계속 호조를 보일 것이란 게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휴대폰과 TV 부문에서 3조8000억원 감소하겠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4조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