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한 原油에 배짱 투자… 큰손들 '공포 재테크'
입력 : 2015.02.02 23:43
[대박 노려 '위험'에 베팅]
"油價 언젠가는 다시 상승" 원유펀드에 올 108억 몰려
"투기등급… 바닥 가까워져" 러시아펀드엔 103억 유입
원유 ETF 저가 매수로 거래량 550배 늘어
서울 강남에 사는 직장인 황모(50)씨는 최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WTI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인데, WTI는 작년 최고치에 비해 가격이 반 토막 나면서 1배럴당 40달러대까지 하락한 상태이다. 황씨는 "요즘 기름값 하락으로 1300원대에 주유하니 출퇴근길이 가벼워졌고 여윳돈도 제법 생겼다"면서 "금융시장은 돌고 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언젠가는 유가가 다시 오를 텐데, 그때에 대비해 일부 투자해 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돈 흐름에 민감한 큰손은 물론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배짱 투자'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 가격이 급락한 원유나 금·은은 물론,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 수준으로 추락한 러시아에까지 돈을 묻어두고 고수익을 노리는 것이다. 원유 펀드엔 성과가 부진한데도 올 들어 108억원이 몰렸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까지 나오는 러시아 펀드에는 한 달간 103억원이란 뭉칫돈이 유입됐다. 원유 상장지수 펀드(ETF)는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이 4444주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저가 매수를 노리려는 투자자들이 가세하면서 245만주로 일평균 거래량이 550배 늘었다. 공포에 몸을 싣고 수익을 노리는 '공포 재테크'는 경기 변동에 따라 적잖은 손실을 볼 수 있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가 많아지는 것이다.
◇유가 급락하자 '반등'에 베팅
원유 가격 상승에 베팅하려는 투자자가 늘자, 금융회사들도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연말에 '원유 분할매수형 ETF랩'을 내놨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의 최근 5년간 평균 가격의 60% 수준인 55달러 이하에서만 분할 매수를 진행하고, 5~10% 수익이 나면 파는 전략을 쓴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추락한 뒤, 앞으론 완만하게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 퍼지면서 매주 10억원 이상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현재 유가는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매니저 중 유가가 저평가됐다고 답한 의견은 전체의 45%로, 지난 6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유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펀드매니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BofA 메릴린치는 WTI 가격이 올해 말 57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 상승에 베팅하고는 싶지만, 손해 볼까 두려운 소심한 투자자들 사이에선 유가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이 인기다. 원유 가격이 지금 가격에서 반 토막 나지 않으면 연 6~8% 수익을 얻는 구조다. 삼성증권이 WTI 가격에 연동되는 1년 만기 DLS 상품을 지난 28~29일에 내놨는데, 며칠 사이에 32억원이 몰렸다.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최근 유가가 바닥을 친 게 아니냐고 묻는 자산가가 늘었다"며 "DLS는 원유 펀드나 원유 ETF보다는 안정성이 높다 보니 신중한 투자자 사이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달 비슷한 구조의 유가 DLS를 판매했는데 총 173억원이 몰렸다.
◇가격 싸진 러시아 펀드, 금·은 사냥
러시아는 유가 하락에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최근 3개월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22%에 달한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정크) 수준까지 끌어내린 뒤, 대다수 전문가는 러시아 투자를 말리고 있지만 역발상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펀드는 지난해 4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올해는 103억원이 유입됐다. 최근 러시아 펀드에 발을 담근 자산가 이모씨는 "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지금은 끔찍할 정도로 나쁘지만 뒤집어보면 그만큼 바닥에 가깝다는 것 아니냐"면서 "결국 시간이 문제일 뿐, 유가가 상승하면 러시아 증시 또한 폭락 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러시아 관련 주식에 단기 반등을 노리면서 투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발 빠른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가격이 크게 떨어진 금·은 같은 귀금속 투자에도 입질하고 있다. 미국 CNBC는 최근 헤지펀드들이 4주 연속 금을 매수하고 있으며, 은도 12주 연속 매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가 급락하자 '반등'에 베팅
원유 가격 상승에 베팅하려는 투자자가 늘자, 금융회사들도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연말에 '원유 분할매수형 ETF랩'을 내놨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의 최근 5년간 평균 가격의 60% 수준인 55달러 이하에서만 분할 매수를 진행하고, 5~10% 수익이 나면 파는 전략을 쓴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추락한 뒤, 앞으론 완만하게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 퍼지면서 매주 10억원 이상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현재 유가는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매니저 중 유가가 저평가됐다고 답한 의견은 전체의 45%로, 지난 6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유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펀드매니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BofA 메릴린치는 WTI 가격이 올해 말 57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 상승에 베팅하고는 싶지만, 손해 볼까 두려운 소심한 투자자들 사이에선 유가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이 인기다. 원유 가격이 지금 가격에서 반 토막 나지 않으면 연 6~8% 수익을 얻는 구조다. 삼성증권이 WTI 가격에 연동되는 1년 만기 DLS 상품을 지난 28~29일에 내놨는데, 며칠 사이에 32억원이 몰렸다.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최근 유가가 바닥을 친 게 아니냐고 묻는 자산가가 늘었다"며 "DLS는 원유 펀드나 원유 ETF보다는 안정성이 높다 보니 신중한 투자자 사이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달 비슷한 구조의 유가 DLS를 판매했는데 총 173억원이 몰렸다.
◇가격 싸진 러시아 펀드, 금·은 사냥
러시아는 유가 하락에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최근 3개월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22%에 달한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정크) 수준까지 끌어내린 뒤, 대다수 전문가는 러시아 투자를 말리고 있지만 역발상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펀드는 지난해 4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올해는 103억원이 유입됐다. 최근 러시아 펀드에 발을 담근 자산가 이모씨는 "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지금은 끔찍할 정도로 나쁘지만 뒤집어보면 그만큼 바닥에 가깝다는 것 아니냐"면서 "결국 시간이 문제일 뿐, 유가가 상승하면 러시아 증시 또한 폭락 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러시아 관련 주식에 단기 반등을 노리면서 투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발 빠른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가격이 크게 떨어진 금·은 같은 귀금속 투자에도 입질하고 있다. 미국 CNBC는 최근 헤지펀드들이 4주 연속 금을 매수하고 있으며, 은도 12주 연속 매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